요즘 남편이 꽂혀있는 세 단어는, 커피, 자기야, 일요일입니다.
퇴직 전 사회 적응기를 갖고 있는 시기이니 언제나 내일이 일요일인 남자가 되어 "나는 내일도 일요일이야"라며
좋아하는 걸 보면 어떻게 34년동안 아침에 한 번 깨우질 않았는데도 잘 다녔나 신기하기도 하고 가장으로 살아내야 됐던 34년이 힘들었겠다 싶은 마음도 들어서 "그래 매일이 일요일이니 지금을 즐겨라" 안스러운 마음도 듭니다.
하여간 요즘 남편이 꽂혀있는 세 단어 1. 커피 2. 일요일 3. 자기야는 이런 그림으로 그려봤습니다.
매일이 일요일이라 집안일도 그전보다 훨씬 더 많이 하고 즐거워합니다. 커피 내리는 일은 원래도 좋아했지만 요즘 다니고 있는 바리스타 수업을 마치고 나면 야매 딱지 떼고 정식 바리스타로 우리에게 카페라떼를 만들어주겠다는 야망있는 남자가 되었고 "문제의 자기야-.-"는 이십대 때 연애 경험이 없는 연애 일자 무식자였던 한이 서려있는 단어로 이제라도 "자기야"를 많이 불러 봐야겠다면서 저만 보면 "자기야" "자기야" 고양이처럼 들러 붙어서 아주 곤란해진 상황이고요.
사람인지 고양인지 강아지인지 구분이 가질 않지만 밥 먹고 빨래 개고 설겆이 해놓는 걸 보면 사람은 맞네요.
민망하고 부끄러운 "자기야"의 남발로 내가 듣기 민망하니 그만둬달라고 했더니 본인은 더 부르고 싶으니 나한테 사용료를 주면서라도 부른다며 일주일에 3만원을 제안했으나 아직 입금 전이고 "자기야"는 남발하고 있고. 아하, 한숨난다.
하지만 나의 한숨을 한 방에 몰아 낼 전국체전 신기록을 우리 딸이 세웠다는거 아닙니까
블로그는 공식적인 나의 한숨 노트이기도 했다가, 자랑노트가 되기도 하고 욕 노트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셋째 전국체전 혼성 1600계주에서 뛰고 한국 신기록 수립했습니다. 물론 혼자 한 건 절대 아니고 도대표로 나가서 팀을 이뤄서 뛴 네 명의 기록입니다.
1999년에 내가 셋째 낳는다고 잔소리했던 사람들. 머리 박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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