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군산 도착해서 택시를 탔다고 엄마한테 전화를 하니
엄마: 땡땡 동사무소 말하고 올 줄 알지
나: 엄...마... 내가 우리 집 모를까봐
자식 걱정은 엄마의 평생 몫인가 보다. 딸이 택시타고 집 못 찾아 올 까봐 걱정이라니, 어쩔거야 정말
하지만 우리 엄마만 이러겠냐.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다 이러실거다.
집에 도착한게 10시 다 됐는데 엄마가 술상 봐 놓고 기다리고 계셔-.- 맥주 한 캔과 밥솥 안에 따뜻하게 뎁혀 놓은 부침개 한 장
10시에 부침개 한 장에 맥주 한 캔. 왜 이렇게 맛있냐
엄마랑 별별 얘기 다 하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잠 들었지만, 5시에 강제 기상, 6시 아침 밥. 이게 실화냐
내가 좋아하는 찰밥, 미나리 나물,유채나물,소고기 고추장찌개,단무지무침,고추장아찌,부침개,멸치 볶음
엄마의 밥상은 맛없는 반찬이 한 개도 없다.
속이 편한 엄마의 밥상
새벽밥 먹고 엄마랑 고사리 끊으러 출동, 새벽 기상의 이유다.
보이십니까. 고사리. 툭 끊었을 때 나는 소리에 설레고 바로 옆에 내밀고 있는 고사리에 또 설레게 된다.
엄마 말이 고사리는 앞에서 아무리 훑고 가도 뒤에서 오는 사람이 보면 꺾을게 있는게 고사리란다.
그래서 앞서간다고 좋아할것도 없고 처져서 간다고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두릅,돌미나리,고사리 3종 셋트로 채취하고 아버지 산소에서 절 하고 새벽 기상의 보람이 있다.
언제나 정겨운 아버지 산소. 이제는 울컥하는 마음없이 담백하게 절을 할 수 있다. 시간이 그렇게 만들어줬다.
엄마의 단골 미용실 압구정 미용실ㅋㅋㅋ군산에도 압구정이 있습니다.
손빠른 압구정 미용실에서 머리 염색하고 고등학교 동창 도 보고(20년이 넘게 사연있어 안만났는데 엄마가 다리를 놔서 맘 먹고 다시 봤다) 우리 엄마 열일 백일하신다.
100년 된 둔율성당에 가서 성모님께 기도하고 둔율담카페에서 마루에 앉아 엄마랑 다리 쭈욱 뻗고 앉아 사는 자식들 얘기하고 엄마 얘기도 들으면서 넘어가는 해를 봤다.
둔율담카페, 짬봉집만 가지 마시고 둔율담카페 추천합니다.
엄마랑 다리 뻗고 둔율담카페에서 하고 싶었던 말 다 쏟아냈더니 속이 시원해졌습니다.
100년 된 둔율동 성당 성모님께 기도하고 한 번 더 마음이 위로받았고요
고사리 조기찌개로 엄마랑 저녁 맛있게 먹고 2박 3일 친정 나들이 끝나갑니다.
새벽 5시 기상 6시 아침, 극한 체험만 빼면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는 군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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