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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극한직업-엄마

by 나경sam 2022.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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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활이 지나갔다.

한 때는 앉을 자리도 부족했던 성가대 연습실이

연습이 멈춘 2년 동안 부도난 회사처럼

썰렁해졌다.

 

그래도 부활은 돌아왔고

연습은 시작됐다.

부족한 아들이 지휘자라

엄마인 나도 바빠졌다.

바쁜 일이야 서로 도와가면서 했다.

간식도 소피아 언니한테 부탁했고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성가대원의 공백도

선수들이 나와줘서 무사히 부활 미사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부족했어도 신부님도 수녀님도

좋았다고, 고맙다고 인사해주셔서

끝나고 나니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사비나언니랑 둘이 앉아서 시작 연습했을 때

막막했었는데

기적이라는 건 오늘 부활미사같은거다.

테너가 분명 한 분이셨는데 두 명이상이 노래부르는 것처럼

멋지고 풍성한 소리가 났고

특송곡 '부활을 만나리라'는 수녀님 칭찬을 들었으니

기적이 별거 아니다.

 

오늘 드린 부활미사같은게 기적이다.

미사 후 식사하고 커피마시며

재미있는 이야기하고

남편이랑 꽃 모종 두개 사다 심고

회비 내역 정리해둔 걸로 하루를 꽉차게 썼다.

 

아들이 지휘를 하니

노래를 기똥차게 잘부르는 엄마가 되고 싶다.

애들이 돈쓰는 귀신으로 렛슨비 나갈 때는

부자엄마가 되고 싶었다.

 

목요일 미사부터 금요일 토요일 오늘 미사까지

사일 동안의 미사에서 마음이 졸여졌던 건

승범이가 실수할까봐, 마음이 온통 지휘하는

아들의 손 끝과 움직이는 동선을 따라

내 눈도 움직이느라 마음이 바쁘고 애간장이 졸여졌다.

 

직업으로 엄마를 선택하라면 절대로 못 할 일이다.

이처럼 극한직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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