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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날아라 막뚱

by 나경sam 202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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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0 예선-

포켓몬빵에 꽂혀있는 요 며칠

봉담 이마트 오픈런

내 앞에 아줌마가 막뛰길래 나도 따라갔다.

"저 아줌마 포켓몬 빵이구나"

심지어 아줌마가 뛰는 거다.

 

"빵 맞구나"

이런 마음으로 함께 뛰었으나

아줌마가 돌진한 곳은 막걸리-.-

오메 이게 무슨 경우여 아침부터^^;;;

뒤로 돌아! 빵을 찾아라

 

하지만 봉담 이마트에는 포켓몬빵이 안들어옴

하여간 덕분에 오늘 운동한거까지 만 이천보걸음

 

해남 3개월 전지훈련 끝낸 막뚱이는

제 26회 전국 실업 육상경기 오늘 첫 출전이었다.

 

2시에 결승이라 아이들이 있는 시간이라

애들 돌보면서 받아쓰기 봐주고, 독서록 쓰게하고

만들기 하나까지 해주느라 정신이 탈출 직전이었으나

힘을 내야지! 이런 날 트랙에서 뛰는 딸도 있으니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

할 일 다 한 아이들은 포켓몬 그림 뽑아달라고

줄을 섰네

"선생님 질퍽이 뽑아주세요"

"글로 써보세요"

애들 발음만으로는 포켓몬 그림 뽑기가 더어려워

써보라고 했더니 쓰는 게 더 어려운 1학년^^;;;

 

똑똑한 2학년 데려다 정확한 발음으로 듣고

질퍽이를 뽑아 줬더니 이번에는 질퍽이 진화

질뻐기를 뽑아 달라네

내가 미쵸-.-

2시에 우리 뚱이 경기도 봐야 되는데

포켓몬 뽑아 달라는 남자 손님들 줄서있고

쥬쥬핑,몰랑이 색칠 뽑아 달라는 여자 손님들도

줄을 서서 서로 먼저라고 난리난 교실

"애들아, 선생님도 진화해서 한 명 더 만들까"

선 샹 님으로 ㅋㅋㅋ

 

한 명으로는 도저히 안되겠다.

나 같은 사람 한 명 더 진화시켜서 만드는 건

도저히 안되겠는지 아이들이 잠잠

그렇지 기다려 얘들아

그러면서 나는 보고 말았다.

우리 뚱이 예선, 결승

 

예선은 1등, 결승은 3위였다.

해남에서 석달을 전지훈련했었다.

허리도 아팠고 실업팀 되고 첫 시합이라 부담이 컸는데

기록을 떠나서 너무 잘했다.

 

선수 엄마로서 아이들 뛰는 영상보고

댓글을 지저분하게 다는 사람들 보면

선수들이 저 만큼 뛰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게 훈련하는지

아느냐고 쓰고 싶을 때가 있다.

 

우리나라 육상이 힘들고 갈 길이 멀지만

우리 딸도 그렇고 내가 아는 육상선수들은

한결같은 아이들이 많다.

정직하게 연습을 하는 고집스러운 아이들이 많다.

 

언젠가 우리나라 육상도 좋아질 날이 있을거다.

경기 영상을 보면서 늦네,아직 멀었네 그런 댓글 쓰는

사람들 있으면 니가 한 번 뛰어보고 그런 말해라

쓰고 싶을 정도로 화가 올라 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소피아 언니처럼

"자기 막내 대단해, 나는 잘 뛰는 사람들 대단하더라"

소피아언니 같은 사람이 있으니 삐딱한 인간들도

뭉개고 넘어간다.

 

그나저나 포켓몬빵은 살 수 있을까

내일은 수민이 계주  

 

날아라 막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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