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remember you"
우쿨렐레 책 하와이안 콜렉션에 나오는 연주곡
배우 김주혁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았든
지난 월요일 수업 전에 확인한 그의 죽음은
좀처럼 믿기지 않은 거짓말같은 일어어서
찌라시가 아닌가 의심까지 하면서 봤던 기사였고
그는 죽은게 확실하여
오늘이 발인이란다.
가을비가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려
기분까지 가라앉은 11월 첫 주
배우의 아들로 태어나 우리들과는 좀 다르게 살았을 것 같은
그도 죽음앞에서는 공평한 인간이 되어
발인이라는 죽음의 마지막 정리를 거쳐
이별을 하는 아침이다.
교통사고가 나기 전까지
그는 한시간뒤의 일정을 생각하고 열심히 어딘가로 운전을 하고 갔을 것이고
배우로서 얼마나 많은 스케쥴이 그의 다이어리를 채웠을 것인가
남편은 배우 김주혁을 이름은 잘 모르지만 일박이일에서 본 재미없었던 배우로 기억하고
나는 언젠가 일박이일에서 그가 그의 아버지였던 배우 김무생과 어머니가 젊었을 때
찍었던 사진에 현재의 그를 합성해서 다시 만들어준 제작진의 사진을 받고
눈물짓던 그로 기억한다.
다른이의 죽음이라도 참으로 허망하다싶어
잔상이 남았으나 그 배우의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남편은 발톱무좀으로 색이 다 죽어가 거무튀튀해진 본인의 발톱에
새 발톱이 밀고 나오기를 바라면서 발톱 무좀약을 열심히 바르고 있었으며
기아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했다고 너무나 좋아한다.
살아있는 자에게 죽음이란
경계가 확실한 남의 일인것이고
죽은이에게는 너무나 가까웠던 일일 것이다.
JTBC 손석희 앵커가
삼십여년전 본인이 기자였을때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사람의 신원 확인을 위해 그의 윗 옷 안주머니에서 신분증을 꺼냈을 때
죽은 이의 가슴이 아직도 따뜻해서 무척 놀랐었고 방금 전 죽은 그 사람도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가슴이 따뜻하게 뛰던 누군가의 가족,삶과 죽음의 경계는 그렇게 찰나인 것이라 허망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라는 말을 앵커브리핑에서 말했다.
죽음에 대한 확실한 정의는 없지만
"가까운 것" 그것만은 확실하다.
다만 우리가 느끼고 살지 못하는 것일 뿐
연세드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많은 우리 성당에서도
늘 같은 자리에서 미사를 보는 할아버지 한 분이 보이지 않으면 돌아가신거다.
심지어는 건강하셨는데 다음주에 돌아가셨다는 분도 봤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일주일이든 한시간이든 도무지 피해 갈 수가 없는게 죽음이고
그게 내 몫이 될 때 잘 받아들일수 있을 만큼의 환경이 내게 주어진다면 참 감사한 일일것이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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