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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
중력의 법칙이 심신으로 작용해 몸도 아래로
마음도 아래로 늘어붙는 토요일
시월 한달을 달려온 입시도 오늘을 중간 마침표를찍고
당분간 숨고르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하나 남은 큰 산이 떡허니 버티고 있지만
모르겠다.
작년 입시 치를 때와 올 해 입시의 마음이 다른게
입장이 바뀌어서이다.
현역일때는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재수생일때는 근거있는 불안감으로
입이 바짝바짝 마른다.
고등학교 입학 시험을 보고 온 날
아버지는 피곤해서 자고 있는 나를 깨워놓고
수험표 뒤어 적어 온 답안지를 맞춰보면서 몇 개 맞았는지 확인을 시키셨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176점을 맞았었다.200점 만점이었으니까
못맞은 점수도 아니었는데 이런점수로 대학도 못간다며 고등학교 시험 보고 온 딸한테
대학 시험을 들이대며 혼을 내서 짜증이 나고 속이 상해서 우느라 잠도 못잤었다.
욕심이 참 많으셨던 아버지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후 "모닥불" 노래는 한동안 부르지도 못했었다.
중간에 울컥 눈물이 나서 아예 수업 목록에서 빼고 하지 않았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지 이제 삼년이 된다.
"모닥불"을 부르는데 아무렇지도 않다.
그나마 짐작할 수 있는건
아버지도 지금 나만큼 입이 바짝 마르셨겠지
아버지의 그 마음 그때는 몰랐었고
지금은 좀 알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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