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친척 결혼식이 있어 서울에 다녀 온 주말
코로나 때문에 식사도 안되고 대신 기념품을 주는 결혼식으로 바뀌었는데 오히려 식사하고 오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 같은 기분적인 기분은 뭘까
보너스로 주례도 없었다.
주례사있다고 잘사는 것도 아닐테고 참고로 우리 시댁은 아버님 친구분 중에 도의원을 하신 분이 계셔서
나를 포함한 시동생 둘의 주례까지 그 분이 하셨다.
주례사도 하나를 써서 돌려 막기를 하셨는지 셋이 다 같았다.
요점은 아이를 셋은 낳으라는 주례사였었는데 우리 부부만 주례 말씀대로 셋을 낳고 살고 있네
우리 어머님 남동생의 자녀 결혼식이었으니까 남편의 외사촌 동생 결혼식이었다.
어머님의 가장 아랫 동생이라 남편과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내가 결혼했을 때 그 아이들은 우리 시댁이 고모네 집이라서 집에 와서 놀기도 했었다.
아직 어렸던 그 아이들이 우리 시댁에서 놀고 있을 때 어머님이 족보로 따지면 남편 사촌 동생인까
아가씨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된다고 족보 교육을 시켜서 지희 아가씨 호균이 도련님이라고 부른 적도 있었다.
이제야 뭐 시동생한테도 누구 아빠라고 부르는 마당에 외사촌 동생보고 아가씨라고 부르는 일은 이번 생에는 없다.
그냥 지희씨라고 쿨하게 불렀다.
그나마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 누가 누군줄 알 수가 있어야지
남편이 소심하게 작은 목소리로 "쟤가 지희인가?" 중얼거리길래, 그럴 때는 큰소리로 불러보면 될 것을-.-
"지희씨?" 내가 큰 소리로 부르자 휙 뒤돌아 본 사람은 시집 조카 맞았고 십년 전 쯤 한 번 본 뒤로 못 봤지만
쌍커플없는 눈이 우리 어머님과 어쩜 그렇게 닮았는지
우리 어머님 말씀이 "옛날 말중에 고모는 빌려서라도 닮는다"라고 했다는데 지희씨가 어머님 눈매를 빌려왔다보다.
지금이야 얼굴이 다르지만 우리 은진이도 어렸을 때 우리 형님 닮은 데가 있어서 내가 아주 걱정을 했었다.
나는 걱정스러웠고 우리 어머님은 형님이 당신 딸이니 아주 흐뭇하게 "고모는 꾸어서라도 닮는법이다" 말씀하셨다.
지금은 고모 얼굴 빌려 온 얼굴이 아니고 자기가 화장으로 예쁘게 만든 얼굴을 하고 다니니 다행이다.
유튜브를 보면서 메이크업을 연구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외숙모 쪽 친척 분 중에 남편을 어렸을 때 봤던 분이 계셔서 그분이 자기 나이 먹은 줄은 모르고
중학생일 때 봤는데 어느새 이렇게 컸냐는 식으로 남편에게 "몇 살이냐고?"고 갑자기 물으셨다.
자기 나이 대답하면 될 일이지 남편은 당황하면 꼭 나를 본다.
남편 " 나 몇살이지 여보?" 이런 얼굴로 나를 봤다.
나 " 당신 나이를 왜 나한테 물어 봐?" 당신 나이는 오십( )짤
아까 왜 그 분이 나이를 물어보는데 나를 쳐다봤냐고 물었더니 당황해서 그랬단다.
나이를 물어보길래 당황스러웠다고,
당연하지, 그 분은 당신이 중학생일 때 봤는데 어느새 저애가 저렇게 컸네 그런 마음이었을테니까 물어봤을수도 있지 뭐
결혼식에 왔으니 어머님께 보고를 드려야 되서 전화를 했다.
나 "어머니, 지금 결혼식에 왔어요."
어머니 "그려 니가 애썼다. 결혼식 끝났다고?"
나 "아니요, 결혼식 이제 할거예요, 안끝났다고요"
어머니 "끝났다고, 그려 애썼다"
시작도 하지 않은 결혼식은 어머님 덕분에 강제 종료
코로나로 식사가 없어진 결혼식은 답레품으로 바뀌어서 답레품으로 가져 온 레드와인을 밤에도 마시고 낮에도 마시고
연휴가 끼어 있어서 다른 때보다 하루 더 일찍 집에 와서 일요일 저녁에 공주로 돌아 간 공주님
이번 주에는 건강검진이 있어서 무려 수요일부터 집에 오신다는 반가운 전화
전화받고 너무 기뻐서 실성하는 줄 알았다.
웃음이 저절로
하,하,하
남편아, 나 실성해서 웃는 거 아니고 좋아서 웃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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