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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호텔"

by 나경sam 2017.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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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 일찍 첫 조라서 학교 근처에 호텔을 잡고

금요일의 들뜨고 막힌 길을 강남에서부터 뚫고 강북으로 진입


강의 남쪽은 왜 그렇게 열감기 걸린 아이들처럼 들떠 있고

반면 강을 하나 건넌 강북은 여기가 서울인지

수원 오래된 우리 동네 앞 길인지 싶게

후즐근한 곳도 있다.


하루가 참 힘들더라.

어제도 실기시험 따라갔다가 몸에 기운이 쑥 빠져나간것 같았는데

오늘도 아침부터 막내 학교 데려다주고 중간에 학교 수업 하고

문화센터 수업까지 마치고 막힌 길을 뚫고 집에 오는데

신호대기중에 잠시 눈을 감았는데

빵소리에 눈을 뜨니 앞 차와 간격이 상당히 벌어져 있었고

택시 아저씨한테 욕 먹을 뻔 했다.

아니 욕했을거다.

길에서 욕먹고 이리저리 수명만 는다.


집에 와서 다시 서울 올 짐가방 꾸려서 약국에 들려 핫팩을 사고 막내가 먹고 싶다는

떡볶이를 포장해서 남편에게 들려 보내놓고 서울로 직진


배터리가 방전이 되나보다 싶다가도

할 일을 찾아서 로봇처럼 움직인다.

"엄마봇" 의 삶




강남을 뚫고 강북의 호텔

저 간이 의자에 짐을 던져 놓고


문득 "최영미" 시인이 홍대 "아만티" 호텔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가

    이게 뭐지 싶게 비난받았던 일이 떠오른다.

                                   

 타인과의 거리가 완벽히 차단이 되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곳



아만티 호텔에서 일년동안 살면서 시를 쓰고 싶다던 그녀가

왜 그런 생각을 했을지가 이해된다.


그녀가 썼던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사서 읽었었는데

서른잔치의 최영미와 지금 내나이쯤 됬을라나 더먹었나 모를 최영미는 전혀 다른 사람이겠지.

그녀는 아마 살짝 지쳐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에게는 내년의 "교토"가 최영미 시인의 "아만티" 호텔일것이고





 그녀를 이해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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