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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떠 날 준비"

by 나경sam 2018.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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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같은 겨울 - 그래도 교토 사람들은 춥다고 한다"


이건 우리나라 가을 날씨야 지금 한국은 영하야 영하 마이나스라고 이사람들아

그러니 영상 8도를 춥다고 벌벌 떨면 안되는 거라고 좋게 이야기를 해도 다들 춥다고 난리다.

지난주 수요일에 하마다 선생님이 이 번 주 주말은 특히 추울거니까 여러분들 정말 조심하세요 그러길래

교토에도 한파가 오나 했더니

내내 15를 유지하던 기온이 주말들어 8도로 반이 푹 꺽인거다. 그래서 추워진다고 조심하라고 했던 거

나로서는 진짜 웃음밖에 안 났지만 15도에서 반토막이 났으니 춥다고 야단난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고

그나저나 이 집은 증맬증맬 춥긴하다.

바닥 난방이 안되는 것이 이렇게 불편한줄은 몰랐네. 한국의 보일러는 증맬증맬 노벨 평화상줘야 된다고 본다.

방이 추우니까 마음의 평화가 와장장창 깨져

벽에 붙어 있는 난방기를 돌리면 위에서 누가 나에게 드라이를 날리는 것처럼 텁텁해지는 공기에 기분이 나빠지고

바닥은 냉골이라 전기장판을 켜놓고 있지않으면 도저히 생존 불가능의 집이다.

우리 승범이 어렸을 때 주구장창 읽어대던 만화 "살아남기"시리즈로 한 권 더 써 야 될 지경이다.

"일본집에서 살아남기"

그래도 밖은 겨울은 아닌게 어디야.밖은 가을 날씨인데 그래도 빵집 아줌마들은 춥다고 오싹오싹 어깨를 웅크리는 걸 보면 귀여울 뿐


오늘은 학교 현관에서 3월에 있을 졸업식을 위해서 미리 졸업 사진을 찍었다.

일본은 3월에 졸업식 4월에 입학식이다.

내년 3월 11일 졸업식이라 학교는 지금부터 졸업 준비를 슬슬 하고 있다.

졸업 문집을 만드느라 지난주에는 작문도 했고 오늘은 사진을 찍었으니 앞으로 테스트 3번에 작문 시험 1번 보고나면 졸업이다.


한학기 연장해서 공부를 더 할려고 마음먹었으나 이런저런 사정이란게 사람을 가만두지 않으니

내가 더 공부하겠다고 남는다는것도 입장바꿔놓고 생각하면 이기적인 처사고

어젯 밤에 많은 고민끝에 3월 졸업식하면 4월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결정했다.


그만두기 한 달 전에 말을 하는것도 예의는 아닌것같아서 오는 길에 빵집에 들려서 하마다상에게 이야기를 하고 왔다.

하마다가 고"상이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쓸쓸해진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 먼저니까 괜찮다고 해줘서 마음이 편했고

알바 쉬프트를 짜는 "미즈타니"상에게도 3월 15일까지만 일하고 그만 둔다고 말했더니

일찍 말해줘서 고맙고 자기도 괜찮다고 이해한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또 고마웠다.

더 더 더 고마운 일은 유급휴가를 담당하는 "이와다"상에게 앞으로의 유급휴가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10개의 유급휴가중에서 이미 쓴 2개의 휴가를 제외하고 8개를 3월 15일 이전까지 마구 써서 없애도 된다는 거다.


1월달에 3개를 신청해놨으니 남은 5개는 3월 15일까지 쓰면 된다는 이야기


6개월 더 공부할거라고 생각했을 때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것 같았었는데 4월에 돌아간다고 생각하니까

시간을 도둑맞은것처럼 텅 빈 것같은 상태가 되었다.


그래도 뭐 처음에 올 때는 6개월만 잘해보자 그런 마음으로 왔었는데 이렇게 시간을 보냈으니

잘했다싶고

마음이 흔들리기 전에 오늘 빵집에 미리 말을 한 것도 잘했다 싶다.


어쨌든 가는 날까지 나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지

다시는 이런 날이 또 언제 오겠나

하루하루가 내 인생의 로또다

그런 마음으로 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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