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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오는 것도 준비가 필요했고 가는 것도 준비가 필요하다"

by 나경sam 2018.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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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것도 준비가 필요했고 가는 것도 준비가 필요하다"


아직 먼 것 같은 내년 3월이 막상 돌아가려고 결정하고 나니까 올 때 그렇게 준비하고 다녔던 것처럼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도 하나 하나 준비를 해야 된다는 걸 돌아갈 결정을 하고 나니 알게 되었다.

먼저 알바처에 미리 말을 해두었다.

빵집같은 경우에는 쉬프트를 두달전에 신청받기 때문에 통상 한 달전에 말하면 되지 하고 있으면

국제적인 민폐녀가 될 수 있다.


어제는 밤부에 가서 사장한테 2월말까지만 하고 그만 둔다고 말하고 넘 미안하다고 했더니 어쩔수없지 않느냐고 괜찮다고

쿨하게 대답해줘서 그나마 마음이 좀 편해졌다.

잠시 일하고 이렇게 그만 두게 될 줄 알았다면 차라리 일을 하지 말걸 했지만

요리사 카츠상이 열심히 차려주는 저녁 밥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 잠시라도 밤부에서 일하게 된게 후회되지는 않는다.

어제는 내가 저녁 안먹고 그냥 간다고 했더니 카츠가 그럼 자기가 생선을 튀겨줄테니까 그거라도 싸서 가지고 가라고

이 요리사 아저씨 넘흐 친절해

바쁜테도 얼른 생선을 튀겨서 싸서 주면서 편의점 비닐 봉투에 넣어서 줘서 좀 미안하다고 하는데

아 놔 진짜 이 아저씨 왜 그래 진짜 눙물이 나-.-


그래서 내가 그거 받고는 "얏따 얏따" 하면서


이렇게 춤을 췄더니 카츠가 아주 민망해하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옆에 있던 시호짱은 아주 웃겨 죽겠다고 난리고 주방에서 우리끼리 그렇게 잠깐 웃고 바이바이하고 나왔다.

나훈아를 심하게 닮은 모키토상은 더운걸 못참는지 일하면서 가게가 점점 더워지니까 양 볼이 빨갛게 부풀어 올라

저절로 볼빨간 갱년기 아저씨가 되면서 써빙을 하는데 어제는 나름 친절하게 일본 소주 주문받았을 때

종류에 따라서 "미즈와리,로쿠,오유와리,소다와리" 분류가 되는데

소주가 일단 종류가 너무 많아서 그것도 헷갈리긴 하지만 어제는 자기 나름대로 나를 잘 가르쳐줘서

오유와리와 로쿠 하이츄 하이볼 진저에이드 레몬프룻 츄하이 다 만들어서 나갈수 있었다.

가장 쉬운게 생맥주라서 사람들이 생맥주만 시키면 좋겠지만 날이 좀 추워지면서 다들 일본 소주만 그것도 오유와리로 찾아대서

어제는 술만드느라 머리가 띵-.-

밤부는 대개 단골 손님들이 많이 오는데 어제 여자 중년 곱게 생긴 아줌마가 나를 보더니

"이제 좀 익숙해졌냐고 웃으면서 물어봐줬다."


그래도 좀 익숙해졌다싶었지만 미즈와리라고 주문받은걸 오유와리(뜨거운 물로 섞은 술)로 만들어서 주문 미스도 하나 저지르고

잘못만든거 다시 가져다 올려놨더니 누가 마셨는지 없어졌었다. 모키토가 마셨는지도 몰라

볼이 심하게 빨개졌었어.


일본사람들 그래도 참 매너있고 친절한게 주문을 잘못 받아서 내가 다시 만들어서 가지고 갔는데 오히려 나를 보고 미안하다고

손님이 나보다 더 미안해하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하여간 매너들은 좋다.


집에 와서 카츠가 튀겨서 싸준 생선을 자근자근 발라먹으면서 하루 사는 보람을 느꼈다.


집도 인터넷으로 해약신청을 했더니 부동산 관리회사에서 3월과 9월 퇴거 신청자들은 본인들 계약 날짜와 상관없이 무조건

20일까지는 집을 비워줘야 된다는거다.

(4월과 10월에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3월과 9월 퇴거 신청자에 한 해서만 있는 일종의 특약같은거였다)


나는 분명히 4월 1일에 계약하고 월세도 미리 1일것부터 내고 집은 2일부터 들어와서 살기 시작했구만

이게 무슨 개같은 소리냐고 하고 싶었지만

역쉬 아직 그런 소리할만큼은 안되는게 내 실력

무슨 소리냐고 후덜덜거리면서 물었더니 분명히 계약서에 써있을거라고 잘보시란다.

"넨노 타메니 (만일을 위해서,다짐하기 위해서) 이 말을 먼저 꺼내면서 이렇게 나처럼 딴소리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계약서에 써두어었고 그걸 다시 잘 보라는 이야기였다.

공부할 때 "넨노타메니"를 그렇게 외웠건만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돌아서면 잊어버렸었는데

부동산 관리 회사 직원이랑 전화하면서 들었더니 이제 저 말은 안잊어버릴것같다.

그럼 집 비워줘야 하는 날짜는 20일이 되는거고 적어도 열흘 이상은 일본에 더 있을 건데

집이 없어져버리는거다.



그래서 이성을 다시 찾고 그럼 나의 소중한 보증금은 언제쯤 입금이 되냐고 물었더니 그건 또 한 달후란다.


나 또 눙물이 나


집은 내가 계약했던 날짜보다 열흘이나 빨리 빼줘야되고 내가 냈던 물론 쬐끔이긴 하지만 보증금은 한달후에나 돌려받는다니

그것도 이 집 청소비를 내가 낸 보증금에서 제하고 돌려받는단다.

그럼 20일분 야칭만 내면 안되냐고 했더니 일할 계산은 없다는 싹퉁바가지 없는 답변


내가 본 친절한 일본인들은 술마시러 식당에 온 밤부 단골들밖에 없었던것


내가 친절을 받고 싶은 곳에서는 튕겨져 나가고 내가 잘못한 곳에서는 오히려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니-.-


라마즈호흡을 하면서 차근차근 계획을 잘 세워봐야지


어쨌든 무사히 하우스 네트워크 해약 페이지에서 해약 신청도 했고


解約受付を受理いたしました。

弊社管理物件をご利用いただき、誠に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当受付をもちまして、新規のご入居者様の募集を開始いたします。
キャンセルは原則できませんので、ご了承ください。



갈길이 또 멀지만 잘될거라고 믿고 언제나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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