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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일주일이 확확 지나간다"

by 나경sam 2018.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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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확확 지나간다"


2학기는 1학기보다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것같다.

월요일이다 싶으면 목요일이고 목요일이다 싶으면 주말이고 봄에는 시간이 참 더디더니

2학기 개강 후부터는 미친듯이 시간이 지나간다.


이번주에는 인터넷 쇼핑몰 "요도바시"에서 생수도 대량으로 시켜서 쟁여놓고 - 마음이 이렇게 흐뭇할수가 없다.

물론 택배 아저씨는 저걸 배달해주고 가면서 표정이 안좋았지만 - 무거워서 그랬나 인사도 씹혔다 -.-


(내 마음의 소리 - 그래도 인사는 받아줘야 할거 아냐 이 양반아)


빨래방에 가서 묵혀 둔 빨래도 팡팡 돌려오고



혼자서 세탁기 없이 살아보니 사치란 돈을 펑펑 쓰는게 사치가 아니라

수건을 한 번만 쓰고 세탁기에 휙 던지고 살았던 때가 사치였다는걸 절절히 알게 되었다.

빨래방에서 빨래 한 번했더니 옷 색깔이 달라졌다. 진짜다. 얼마나 더럽게 살았는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가 일주일 째 계속이라 뜬끔없는 겨울 장마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기온은 15도를 유지하고 있는 교토는 큰 추위는 없다고 "하마다"선생님이 말씀해주셨다.


내 마음의 소리 -  (여름에 정신나가게 더웠는데 겨울에 춥기까지 하면 그건 양심없는 짓이지)

목요일에 들어오시는 "소고" 쎈세이는 오늘 수업에 얼굴 한쪽이 완전히 아수라 백작이 되어서 오셨다.

정말 정확히 얼굴 반쪽에 홍반이 퍼져서 어떻게 저 얼굴로 학교에 오실수 있었지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원인은 대상포진으로 약을 드시고 몸상태는 나아졌지만 흔적이 얼굴에 나온 거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낫는 거긴 하지만 책임감도 어지간해야지 진짜 무서운 책임감의 소고 선생님

우리 엄마도 살면서 가장 아팠던 병이 대상포진였다고 했었다.

엄마 말이 대상포진으로 너무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는데도 아빠가 짜파게티 끓여달라고 했다고

엄마가 아주 그때만 생각하면 어떻게 사람이 그럴수가 있느냐며 돌아가신 아버지 엄마한테 여러차례 소환되었었는데

소고 선생님 얼굴을 보니 대상포진이 무서운 병은 무서운 병 확실하다.


그래도 선생님


내 마음의 소리 - (쉴 때는 쉬어야지요.아수라 백작이 튀어 나온 줄 알았어요)


목요일에는 수업이 4교시라서 학교에서 빵집으로 곧 바로 가지 않고 집에 들러서 점심을 먹고 앞치마도 집에서 입고 빵집에 출근을 했다.

한카이 아줌마랑 타카세상은 휴게 시간인지 빵집에 없었고 카미쓰나 아줌마랑 키타무라 이치모토만 있었는데

잠시 후 휴게 시간이 끝나고 빵집으로 복귀한 한카이 아줌마가 나를 보더니 막 웃으면서

다른 날 같으면 진작에 왔을 고상이 왜 안오는지 무슨 일이 있는건 아닌지 휴게실에서 걱정을 했었는데

와 있을 줄 몰랐다면서 너무 반가워했다.


항상 휴게실에 들려서 앞치마를 입고 가기 때문에 휴게실에 들르는 시간이 대부분 정해져 있는데 그 시간에 가지 않았더니

아줌마가 내 걱정을 한 거다.

오늘은 4교시라서 집에 들려서 밥도 먹고 앞치마도 집에 한 개 갖다 놓은게 있어서

집에서부터 입고 바로 출근을 한거라고 했더니 자기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 걱정했다고 했다.

이젠 여기서도 누군가 나를 걱정해준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거는 그런거다.

일본 사람이든 한국사람이든 상관없지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새로운 관계는 만들어지는 거고

자기가 마음을 닫고 있으면 언제나 그 자리에만 있을 것이고


간단한거 같지만 실천하고 살기는 어려운거

한카이 아줌마가 나를 보고 좋아서 막 웃던거 생각하면 빵집 알바하길 잘했지 싶고

한쪽에서 찡그리고 있는 키타무라를 보면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고


인생의 두 얼굴


소고 선생님 아수라 백작 된 거나 우리 사는 거나 다 아수라 백작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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