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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구름 낀 32도 은혜로운 날"

by 나경sam 2018.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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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낀 32도 은혜로운 날"


살면서 이렇게 날씨에 집착하는 날들이 오다니

어렸을 때 소풍 날 기다리면서 그날 비가 오면 안된다고 간절하게 바라던 그때처럼 날씨에 집착을 하고 있다.

애들이 그때 했던 말들 중에 소풍날 비가 오는 것은

학교에서 일하던 소사 아저씨가 (그떄는 그렇게 불렀다)

하늘로 올라가려던 용인지 이무기인지 발견하고 삽으로 꼬리를 잘라버려서

우리 학교는 그때부터 행사만 하면 비가 오는거라고 말해줬었다.

그말을 믿었던 것같다.


교토의 여름 날씨

두자리 숫자 중 앞자리 3은 너무나 당연한거고

일의 자리 숫자가 오늘은 5 이하일지 오 이상일지가 나에겐 매우 중요한 숫자가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40에 얼마나 가까운지가 중요한 포인트


오늘은 5보다 한참 아래 그것도 2라니!!!

게다가 구름까지 꼈다.

이정도면 좀 미친 척하고 춥다고 해도 그동안 교토의 미친 날씨에 비하면 과언도 아니다.

아침에 두 정거장 아래 교토 은행까지 걸어서 갔다 오는데도 갈만 한 너무 착한 날씨였다.


항상 다니던 길을 좀 비껴서 새로운 길로 내려갔더니

이 좁은 동네에 왜 이렇게 음식점이 많은지 가는 길에 우동집(수타 면을 뽑는 아주 착한 가격의 가게 발견)

그리고 청풍정이라고 한글로 써놓은 한국 음식점도 봤고 - 삼겹살이라고 써놓은 간판 글씨가 정겹다 못해 혼자 웃었다.


오늘은 빵집 일도 6시에 끝내준게 아니라 4시반에

이치모토가 들어가라고 달달한 말을 해줘서 그동안 이치모토 미워했던 이 블로그의 글들을 이젠 다 지워야 할까보다.


여름 방학 시작하던 날은 삼주가 너무 긴 것같았는데

이제 이 여름 방학도 다음 주면 개학이다.

다음주면 일본의 명절 "오봉"도 끼어있고

오늘 빵집 아줌마들은 유급휴가와 잔업 수당에 대해서 일하는 중간에 열을 올리면서 이야기를 하고

(뭔가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한데 - 이야기에 끼어 들지는 않았다.)



32도라고는 해도 에어컨을 안틀수는 없는 날씨다.

밤 새 에어컨을 끄지 않고 밤 새 틀고 자기도 살면서 처음이고

올 해는 뭐를 해도 살면서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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