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빠르다"
캐리어가 변변치 않아서 남대문 시장으로 캐리어 사러 엄마랑 또 서울
엄마가 수원에 오시고 부터 함께 서울 간것이 벌써 세번째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둘이 서울에 갔다.
첫 번 째 서울 다녀 오셨던 날 다리도 아프고 힘이 드셨는지
여동생한테 "다시는 서울에 안가야겠다"고 말씀하셨다던데
물론 엄마는 나한테는 절대 그런 말하지 않으셔서 몰랐지만
어쨌거나 나하고 서울 갈 일이 있을 때면
얼마나 일찍 준비를 하시는지
어제 아침 둘이서 만나기로 한 시간은 9시였는데
엄마 "뭐하냐"
나 "준비하고 있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엄마는 준비 다 끝내놓고 전화를 하신거다
엄마의 "뭐하냐" 라는 전화 멘트
이제 겁이 난다.
"뭐하냐" 라는 한마디에 냄비들고 가야 되고
"뭐하냐"라는 한마디에 엄마한테 그냥 가야 된다.
이유달면 안되고 그냥 가야 된다.
"뭐햐나" 는 곧 "강제호출"로 보면 된다.
남대문가서 호떡집 앞에서 줄서서 야채호떡 천원짜리 사먹고
점심은 "갈치조림"
물론 엄마는 남대문시장에서 갈치조림 사먹는 일은 군산사람으로서는 자존심상하는 일이라고는 했지만
남대문 시장에서 한 번은 예의상 먹어야 된다고 내가 주장해서 함께 먹은 갈치조림
맛에 대한 평가가 냉정한 편이라 엄마가 다드시고 나서 "괜찮다" 라고 하면 별 5개
하지만 이 날 갈치조림에 대한 평가는 호떡보다 낮았으니
우리 엄마가 곧 미슐랭평가단이다.
가방도매집가서 캐리어를 사고 택배로 받기로 하고 남대문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도장도 한자로 다시 파고 (집계약할때부터 팍팍 찍을려고) 동전지갑도 사고(가벼운 선물용도)
엄마 바지도 사드리고 남대문시장에서 모든 일을 다 해결했다.
저녁 모임
이 모임이 끝일지 아닐지 아직 모르지만 어제 저녁 이 모임을 끝으로
나는 건널수없는 강을 건넌것같은 느낌
남편의 말대로 "하루라도 갔다오지 않으면 얼굴들고 다닐수 없게 됐다"
잠깐 공부하러 일본 좀 간다고 하니 살아온 날이 자연스럽게 중간정산이 되었다.
결론은 나는 나보다 더 훨씬 괜찮고 마음이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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