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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하루는 짧고"

by 나경sam 2018.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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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짧고"


엄마가 와 계시니 일단 엄마가 계신 동생네 집으로 출근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

아 피곤하다 증말 따흐흑


엄마가 내 블로그를 볼 일은 절대 없다.

그리고 사실 엄마가 와 계셔서 좋은 점도 많지만 피곤한 점도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 ^^;;;


오늘 동생네 집으로 설비아저씨가 씽크대 수전을 교체하러 오시기로 했는데

아저씨가 일찍 전화가 왔다.


아저씨 - "집에 아무도 안계신지 문을 안열어 주시네요"

나 - "아저씨 공동현관  비번 0000이니까 일단 공동 현관 열고 들어가세요"

나 - ( 엄마한테 바로 전화를 걸어) "아저씨 왔다는데 엄마 뭐해"

엄마 - (한참 있다 전화를 받고 ) "잤다"

동생네 집에 수전을 교체하건 말건 오늘 오전은 좀 쉬다가 건너 올려고 했는데 쉴 수가 없다.

동생네 집에 와서 보니 동생네 식구 밥해먹인다고 5시에 일어나서 있었더니 아침 드라마 보면서 잠깐 졸았던것이

아저씨가 오셔서 벨을 눌러도 모르고 깜빡 주무셨다는것이다.


오전을 엄마랑 차 한잔 마시고 오늘은 드디어 교토YMCA전문대학교 일학기 학비 내러 엄마랑 은행가서

학비까지 송금을 하고 나니 "나 이제 진짜 갈 수밖에 없구나" 싶다


은행 직원 "자녀분이 일본 유학 가시나봐요"

나 "아니요 제가 가요"

은행 직원  (아주 놀라며 다시 나를 쳐다 보며 갑자기) "부러워요"


뭐가 부럽다는건지 나는 은행 직원 이름표 붙이고 있는 그 행원이 더 부럽더구만

직급도 대리더구만 그 행원은 나를 부러워 해


오늘 나는 sc 은행 대리 이긴 여자됐다.



  송금후에 집에 와서 아주 늦은 점심으로 매운 떡볶이를 먹고

엄마는 나랑 짝꿍으로 다니면 점심이 늦다고 항상 말씀하신다. (살짝 툴툴거리시면서)

막내딸이랑 다니면 엄마의 70년도 넘은 점심 시간 12시를

딱 맞춰주는데 큰 딸이랑 다니면 항상 점심은 2시라고 -띠로롱-


하지만 곧바로 본인의 말에 속담과 격언을 빗대서 살짝 수정하신다.

(속담을 인용해서 쓰기를 아주 좋아하셔서 내가 "엄마 우리 몰래 속담학원다니지" 그러면 엄마가 막 웃는다)

점심 시간 서로 달라도 나는 괜찮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다고" 일찍 먹는 딸이랑은 일찍 먹으면 되고

너랑은 늦게 먹으면 된다고 쿨하셔 진짜





어제 엄마랑 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김태리의 친구로 나오는 진기주가

진상 부리는 직장 상사의 머리를 노래방에서 탬버린으로 한대 치고 그 다음 날 아주 매운 떡뽁이를 먹던데

엄마랑 나는 탬버린으로 머리 친 사람 한 명 없어도 저 떡뽁이를 아주 맵게 해서 둘이 혀를 내놓고 먹었다.


은행을 걸어가면서 "점포정리" 라고 쓴 가게 앞을 지나갔는데

엄마가 군산 우리 동네 어떤 아저씨네 가게는 1983년부터 지금까지 "점포정리" 붙여놓고 장사한다고 해서

나는 길거리에서 미친사람처럼 한 번 웃고

나 "엄마 거짓말이지"

우리 엄마 "내가 거짓말 하는거 봤냐 진짜여"


아 놔 미쳐 맞다 우리 엄마는 정말 거짓말은 못하신다.


둘이서 또 뒷 산 두바퀴




산을 돌면서도 군산 우리 동네 계 파토 난 이야기부터 이야기를 시작


계가 깨진 스토리는 참 단순하면서도 심오하다.


아줌마들이 곗날이면 늘 정해놓고 한 집에서 밥을 드셨는데 갈수록 그 식당에서 곗날이면 차려내는 음식이

처음과는 달리 질이 떨어지길래 불의를 못 참는 우리 엄마가 한마디 하셨고

앞으로는 다른 집에서 다른 메뉴도 먹어보자고 말씀하셨는데

원래 그 식당 주인과 친분이 있는 일부 아주머니들은 그냥 먹던 데서 먹자 그러셨고

화가 난 우리 엄마는 "나 그럼 이 계 안한다" 선언하시고

계에서 탈계 선언

그러자 우리 엄마랑 친한 아줌마들도 엄마 따라 얼떨결에 탈계 선언

그 길로 식당 앞에서 그동안 냈던 곗돈 정산 받고 엄마의 당원들을 데리고 나오셨다는 아 놔 진짜 이 할마씨들


하루가 참 짧다.

오늘은 엄마가 만들어 준 누룽지 들고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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