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순서

집을 고쳐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 전에는 절대로 알지 못했던 일의 순서

천정부터 옆면 그리고 아래로 내려와야 되는 기본적인 순서를 지키면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고쳐보면 알게 된다.

천정은 도배가 엄두가 나지 않아 벽지에 바르는 페인트를 칠하고

나는 아침에 온 몸을 누군가에게 맞은듯 아파야만 했다.

물론 나의 남편분은 사다리에 올라가서도 목을 쳐들고 페인트를 칠하는 내 발아래에서 잡부 노릇을 했고

일 하는 사람보다 잡부가 더 힘든 게 노가다 판의 진리라고 자기만의 진리론을 펼치셨다.

그나마 집이 작아 천정은 두 시간 정도로 마무리가 되고

바닥에 장판 깔기

깔아놓고 보니 흐뭇했는데 집이 난이도가 있는지라 갈 길이 머얼다.

화장실 앞 낮은 계단도 장판으로 둘러야 되고 현관앞도 굽도리로 처리해야 되고

일을 해보니 크게 크게 해야 될 일들은 아마추어도 할 만하나 디테일처리에서 프로하고 아마추어가 확 차이가 난다.

앞으로 맡겨서 하는 일에 인건비 타령은 안하기로 결심

그래도 지난주 월요일 장판이랑 도배지를 배달시켜놓고 심난하던 시작에 비하면

뭐 지금은 끝이 보이는 골인지점이다.

이제 거실 끝에 새로 맞춘 씽크대가 들어오면 확 달라보이겠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보니 왜 시작했지 했던 페인트칠이며 맡겨서 할 걸

왜 이 고생을 하나 싶었던 도배까지도 스스로 해낸 만족감이 크다.

추석 연휴는 셀프 인테리어 공사와 함께 보내게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