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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끝났다.

by 나경sam 2023.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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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설정 60주년 성음악축제 우리 본당 참가 후 피곤에 쩔어 침흘리고 잤다.

수원교구 설정 60주년 기념 성음악 축제에 화서동 성당이 참가하기로 결정한 그날부터 두 달동안

열심히 달렸다. 김밥 사다 나르는건 남편이 했고 성당 식당에서 밥해서 주는 건 성가대 언니들이 애써줬고

간식은 내가 열심히 날랐다. 냉장고도 털고 찬조도 받고 가끔 사기도 하면서 노래 잘 부르라고 열심히 써포트하면서

성음악 축제를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총무의 역할은 끝나도 끝난게 아니다. 회식 후 커피까지 끝나야 총무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니

침 흘리며 자는 그림은 주일 교중 미사 후 회식한 다음 집에 와서 의자에 앉아서 자는 모습이다.

침을 질질 흘리면서 피곤에 쩌들어서 잠이 들었다.


우리집 유명한 침순이는 바로 둘째. 침을 대접으로 흘려서 턱받이를 해놓고 나중에는 비닐로 된 앞 가리개까지

사서 입혀 놔도 그녀의 침은 옷을 칙칙한 색으로 물 들였으니, 은지니가 입었던 옷은 물려줄 수가 없었다.

 

그런 둘째를 보고 우리 엄마가 두 말씀하셨으니

둘째 얼굴을 보면서는 " 지금 안예쁜 애가 나중에 이뻐진다" 또 하나 둘째가 흘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침을 보고는

"침 흘리는 애들이 똑똑한 애다"

하여간 할머니들이란, 어디서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듣고와서 좋은 건 다 자기 손녀한테 갖다 붙이는 이상한 사람들이다.

할머니: 침흘리는 애기가 크면 똑똑한 법이다. (지금 안 예쁜) 애기가 나중에 이뻐진다.^^;;;


성음악축제를 준비하면서 알았다. 합창은 절대로 자기 혼자 잘났다고 좋은 합창단이 아니라는 걸

귀가 둘 있으니 옆 사람 소리 들으면서 볼륨도 맞춰가야 되고 두 눈은 지휘자를 봐야 된다.

아들이 지휘를 했으니 나야, 집에서 보든 얼굴 저 자리에서 또 본 거지만 지휘자로서의 그를 보는 건 감정이 다르긴하다.

지휘하면서 우리 아이는 굉장히 성장했고 이제는 걱정스러운 마음은 좀 내려놓고 보게 된다.

 

연주가 끝난 후 집에 와서 유튜브로 다시 보니 노래하면서 나는 왜 그렇게 흔들어대는지, 아휴 정말 동네 창피하다.

가만히 절제된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질 못하네. 다시 보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셋째가 전국체전 끝나고 휴가를 얻어서 집에 와서 다섯이 모이는 드문 날, 연주회까지 끝났고

둘째는 집 나가서 2박 3일 연주하고 집에 왔으니 그런 날은 좀 마셔줘야 되는 날이다.

연주가 끝난후 먹는 치킨이 가장 맛있습니다요.

치킨을 먹으면서 아이들이 우리집은 왜 한 마리만 시키는지, 다른 집은 두마리도 시킨다는데 어렸을 때는 그게 불만이었다는 얘기부터, 오늘 엄마 노래부르는데 입 모양이 앙 다문 모습이라 귀여웠다는 이야기, 오빠 머리는 중국 사람 스똬일같다

제발 그렇게 하고 다니지 말어라 라는 오빠 외모 디스까지 언제나 시끄러운 묻지마 삼남매와 알고보면 더 시끄러운 그들의 아버지와 엄마까지 새벽까지 우리집은 시끄러웠고 두 달동안 준비했던 무대는 끝났다.

수고했어.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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