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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황여사와 고씨 딸들 수학여행

by 나경sam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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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앞에서 수학여행 사진

여행 다녀온지 일주일만에 블로그를 쓰다니, 초심을 잃었지. 나경아줌마. 정신차려!!

교토에서 혼자 살 때는 블로그를 쓰면서 일본 애들 욕도 쓰고,혼자사는 외로움과 자유로움을

털어놓으면서 글로 버티고 살았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는 들춰도 안보던 아버지의 일기장을 내가 가져와서 혼자 읽어보면

'심심하다'라는 말이 가끔, 아니 많이 나왔다. 

아버지는 '심심한 노년을 보내셨던 것 같다.

 

그래도 아버지는 돌아가신지 9년이 됐어도 엄마한테 소환돼서 생생하게 욕을 듣는 현실상황이

발생하니 심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성질 급하기로 국대급인 막내 여동생의 성질 급함을 이야기 할 때도 엄마는 아버지를 소환하고

하여간 아버지는 엄마에게 늘 불려오기때문에 그것이 칭찬이든 흉이든 엄마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꾸준히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뜸해지는 게, 돌아가신지 이제 10년이 돼가서 그럴 것이다.

아버지랑 이런 여행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역사도 좋아하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하셔서 경주에 여행왔더라면

가이드처럼 역사 이야기 많이 해주셨을텐데, 역시 살아계실 때 하지 않는 효도는 소용이 없다.


작년 7월 나경투어때는 4녀 1남에 엄마까지 서울 투어, 올 해에는 남동생 빼고 여자들끼리 경주 1박

이번 투어는 부산 여동생의 윤경투어였다.

부산 사는 여동생이 신경주역으로 데리러 나오고 호텔 예약에 일정짜서 데리고 다니느라

고생했고 한사람의 수고는 네 사람을 편하게 했다.

엄마는 다섯을 낳았지만 얼굴이 나랑 둘째만 비슷했고 셋은 얼굴이 다른 얼굴이다.

그 중에서도 셋째 얼굴은 독보적으로 달랐고, 성격 역시 국대급으로 달랐으니 우리집 인간이 아니었을 정도로 다른 얼굴과

성격이었는데 결혼하고 살면서 나름 까칠했던 성격은 안드로메다로 날라갔고 멋내기라면 군산에서 지지않았을 

째쟁이였는데 아줌마가 돼서 우리집 딸들 셋은 담가먹지 못하는 김치를 유일하게 담가먹는 진짜 아줌마가 돼서

살림 야무지게 하면서 사는 부산 아줌마가 됐다.

피부가 까매서 어렸을 때 별명이 '껨둥이'였다. 누가 들으면 귀염둥이의 줄임말 껨둥인줄 알겠다.

경주에서 먹었던 순두부찌개 맛있었고, 부산에서 먹었던 쌈밤집 밥도 맛있었다.

경주 박물관에서 특별전하는 천마총 전시회도 운이 좋아서 볼 수 있었다. 9년만에 전하지마시하는 천마총 전시회였다.

날이 정말 징글징글 더웠던 경주였지만 언제 또 이런 여행을 하겠냐고, 엄마랑 말이지.

케이티엑스가 좋긴 하더라. 타고 한숨 자고 일어나면 목적지라니, 우리나라 좋은나라 맞다. 대통령만 빼고 말이지-.-

걸음이 저절로 멈춰진 얼굴무늬 수막새

여행가이드하느라 엄청 힘들었을텐데 부산으로 연주간 둘째 딸을 만나 윤경이가 열무 물김치를 담가보냈다.

여동생이 담궈서 은진이편에 보낸 열무 물김치

슴슴하고 간이 딱 맞는 열무 물김치에 밥을 먹으면서 김치 못담그는 쉰 여섯 아줌마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준 김치를 먹을 수 있는 것도 내 복이고 아직까지 엄마 김치, 시어머니 김장 얻어 먹을 수 있는 것도

내 복이려니, 그렇게 살기로 했다.

그것도 모자라 성당 레지오 단장님도 김치 주시고 성가대 남자 형제님이 담근 김치도 주신다니 이것도 나의 능력이지

싶어요. 그렇게 알고 살랍니다.

엄마, 쏘리, 미안해요. 윤경이 김치가 더 맛있넹

 

우리끼리만 알고 지나가기에는 일러바친 남동생이 있어서 비밀유지가 안됐지만 경주 여행은 일주일 전에 끝났고

그래도 우리에게는 작년에 이어서 올 해까지 두고두고 이야기 할 여행 이야기가 있다.

그거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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