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든 적든 급여의 댓가는 혹독하다.
짧은 방학동안 너무 잘 놀았나. 일곱시 알람듣고
일어나, 도시락 싸서 출근하는 겨울이 고달프지만
17일 월급이 들어오면 잠시 고단함이 잊혀지니
돈이 좋긴 하다.
많이 타서가 아니라, 같은 날 누군가 나에게 쏘아주는 돈이
내가 일한 노동의 댓가라는게 감사한 일이지.
하지만 들어오는 돈이 있으니 나가는 돈은 당연히 있다.
입구와 출구가 정해진 돈의 세계
미뤄뒀던 치과 치료
두 번 입 벌리고 100만원 모자라게 나갔다.
잇몸치료, 스케일링, 파절치료, 크랙치료
치과 다니면서 영어가 저절로 늘어
입은 왜 이렇게 작은거야
잇몸치료하면서 치위생사가 개구기를 끼우는데
그게 안들어가서 나도 고생, 저도 고생
결국 한마디하더라
"저도 입이 작은데 더 작으시네요"

남편은 입이 커도 너무 크고
나는 작은 입, 그래 나 입작아서 대학생때도 어린이 밥숟가락썼다.
됐냐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얼마 전까지 치과치료를 받으셨다.
임플란트를 일곱개인가 새로 해 넣으시고
얼마 쓰지도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엄마는 툴툴대셨다.
성격이 급해서 참았다가 해넣지 않고 한꺼번에 돈 천만원쯤
이빨에 투자하시고 그만큼도 못쓰고 돌아가셨다고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 할 때 아버지의 임플란트까지
소환시키는 엄마지만
그것도 아버지를 기억하는 엄마만의 방식이라는 걸
팔 년전에는 이해하지 못했고
지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한 번 갈 때마 한시간 반 정도 앉아서
마취주사 맞고 신경치료하고
이제 금요일이면 끝난다.
할 일도 많아, 돌봄교실 입급추첨 진행도 하라하고
준비도 신경이 쓰여서 추첨 당일 날
지구대에서 순경 아저씨라도 빌려서 세워놓고 싶은
두려운 마음이 들지만 결국 자기 일은 자기들이 해야 되고
남 일은 남일일 뿐이다.
다 자기 몫이란 말이지
100명 학부모들 앞에서 원할한 진행을 할 수 있을지
27일이 두렵지만 그또한 아무도 도울 수 없는 나의 일이다.
여기에 들어오고 싶어서 세 번 떨어지고 네 번에 들어오지 않았던가
삼전사기였는데 진행 쯤은 기쁜 마음으로 해야지
섭섭님이 스벅 케잌과 커피 쿠폰을 보내줬다.
얼굴은 달달하지 않아도 마음은 달달한 사람이다.
아침이 고단해도, 일찍 끝나니 할 만한 겨울방학이다.
출근 길에 들었던 오타완의 핸즈업
피곤했던 마음이 싹 풀렸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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