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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슬기로운 당근 생활

by 나경sam 2022.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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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당근

"당근이세요" 하고 서로 다가설 때 웃기기도 했지만

당근생활도 관록이 붙어 이제 어지간한 물건은 올려놓고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여유도 생겼고

필요없는 물건은 나눌 줄 도 아는 너그러움이 생겼다.

 

포켓몬빵을 사서

빵먹고 띠부씰은 팔고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쉰 넘은 아줌마가 뭔 짓이여

하겠지만, 나로서는 꽤나 신중했던 띠부씰 거래

 

진로 토닉워터는 딸이 선물로 받은 걸

팔아버렸다.

세상에, 을매나 술을 처 마셨으면 친구들이 저걸 선물로 줬나

본인도 마실만큼 마셨는지 필요없대서 팔았는데

가격이 워낙 착했던지 여러곳에서 당근 콜이 왔고

결국 벤츤지 무슨 외제차를 끌고 구찌 클러치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난 아저씨한테 팔았다.

정체가 모옵시 궁금했으나, 팔렸으니 그걸로 쿨거래 끝!!

 

아식스 기능성 반팔티도 운동좀 하게 생긴 아저씨가 반갑게 

사갔고, 젬베와 크리스마스 트리와 왜건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걸어놨더니 당근 당근 멀미나게 울려댔다.

 

나누고 팔고 나도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당근으로 싸게 샀고

슬기로운 당근생활이다.


정말 띠클모아 푼돈이 절대 되지 않았던

아니 빙수같은 돈이었지만

들어오자마자 녹아버리는^^

 

그래도 내가 필요없는 물건들을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는 즐거움과 번거로움이 싫지는 않았다.

 

사이즈 미스로 남편에게 외면당한 와이셔츠

살면서 한 번도 여자를 차 본 경험이 없던 남편은

와이셔츠라도 사이즈 미스로 차버렸다.

 

나는 남편이 100을 입는데 뭘 보고 105를 시킨건지

버릴까 하다가 당근에 싸게 올렸더니 한참뒤에라도

팔렸다.


지금부터는 내가 당근에서 샀던 물건들이다.

하이패스단말기 만원

원피스 3천원

모다모다샴푸 만 오천원

마스크 50매 4,000원

 

당근의 판매내역과 구입내역을 비교해보니

판 물건보다 산게 더 많이 있긴 하지만

당근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싸게 산 물건들이니

플러스가 되는 당근 생활이다.

 

일단 물건을 버리지않고 다른 사람이 한 번 활용하게 되니

지구에게 덜 미안하고

소비를 똑똑하게 하는 것 같아

내가 나에게도 덜 미안한 마음, 그런 마음인것같다.

당근생활이라는게

 

아직 안 팔린 물건이 있긴 한데

기다리면 언젠가는 팔리겠지.

물건이라는게 꼭 임자가 있더라고, 그것도 또한 알게 된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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