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땅바닥에 나뭇가지로 글씨를 써놓고
흙으로 살짝 덮어놓고서
무슨 글자를 썼는지 알아맞추는 놀이가 있었다.
어렸을때 동네 친구들이랑 했던 놀이였는데
지켜야 되는 룰같은게 있었다.
너무 얇게 글자를 파지 않기
어느정도 깊이가 있어야 흙으로 덮어둔 글자가
흙을 살살 밀어내도 보였기때문에
아주 반칙처럼 살짝 글씨를 써놓고
흙으로 묻는 반칙은 서로 금지였던거다.
흙으로 글자묻기 놀이처럼
나의 블로그는 시작되었다.
동기는 단순했다.
그 때의 나는 세상살이에 지쳐있었다.
예체능 뒷바라지가 그렇게 힘이드는
등꼴빠지는 일인줄 모르고 발을 디뎠다가
돌아가기에는 이미 온 길이 너무 많아서
한 참 걸어왔다 생각했는데 이게 뭐지
분명히 길 위에 서 있는데 길이 안보이는것 같은
안개가 꽉 끼어서 앞이 안보이는 그런 기분
그래서 나가려고 하는 정신줄을 블로그에 매둔거다.
혼자 쓰고 흙으로 덮어 둔 블로그는 방문자 수가
열명도 안됐었다.
가족 블로그처럼
우리 애들이 보고 남편이 보는 블로그
참으로 이상한게
함께 사는게 분명한 내 남편은
블로그에서 보여지는 나의 일상을
좋아했고, 궁금해했으며
우리 아이들도 자기들이 실명으로 등장하더라도
투덜대지않고 자기들의 이야기를 블로그에서
보는 걸 좋아했다.
기록은 좋은 습관이다.
써놓고 정리하는 일에는 좋은 피드백이
생긴다.
블로그에 써던 하루 일과 계획표를
쓰고 느꼈던 하루 패턴 중에
글로 하는 일본어공부를 게을리한다는 점과
책을 읽지 않고 있다는 반성을 한 후에
요즘은 다시 글로 쓰는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고
하루에 몇 쪽씩이라도 책을 읽고
좋은 문구는 마음에 넣어두려고 한다.
역시 기록은 좋은 습관이다.
혼자 쓰고 흙으로 덮어 둔 것 같던
블로그도 5년이 되니
방문객도 늘고 가끔은 깜짝 놀랄 만큼
사람들이 내 글을 보는구나 싶을 때도 있다.
그동안 다음 블로그는 티스토리로 플랫폼을
옮겼고 나도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이사를 했다.
그리고 드디어 카카오애드핏에 연동신청을 걸어
드디어 어제 승인이 나서
이젠 내 글에도 광고가 붙는다.
신기하지만 신기하지않은게
꾸준히 글을 썼기 때문에 그런거다 싶은게
역시 꾸준함도 재능이다싶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협 장보기 1편 (2) | 2022.08.21 |
---|---|
쿵짝짝 쿵짝짝, 회전문 통과 (5) | 2022.08.19 |
슬기로운 당근 생활 (4) | 2022.08.18 |
올리비아 뉴튼 존이 죽었다. (4) | 2022.08.10 |
옥수수 선물 (0) | 2022.08.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