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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결국 ...45만원으로 끝나는 하수구 사건

by 나경sam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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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남편아니라 기술자가 와도 안되는 것이 있다.

막힌 하수구

 

토요일, 남편은 꽉 막힌 하수구를 세 시간쯤 뚫었나.

늘 자신있게 뚫던 하수구가 아니라 새로운 놈이 나타났다.

 

삼십년 더 된 집이라 집의 배관이 어디로 흐르는지

설계도가 있는 게 아니라

막힌 곳을 찾기가 더 어렵다.

 

세 시간쯤 고생하는 남편옆에서

나는 철물점 심부름 두 번 하고

옆에서 잠시 쭈그려 앉아 있었을 뿐인데

밤 열시부터 끙끙 앓았다.

 

자연스럽게 졸린게 기적같은 일임을

갱년기 수면장애를 겪어본 이들은 알 것이다.

 

눈이 저절로 내려와

별 빛이 샤르르 내려오는 것처럼

포기하고 기술자 부릅시다라고 말했으나

쓸데없는 오기가 있는 줄 몰랐네

끈질긴 남편

하수구와 싸웠으나 결국 졌다.

 

성질급한 내가 일요일 날 아저씨 오시라고 하고

남편을 하수구와 강제로 떼어놓고

결국 남편 팔뚝에 상처는 남았고

가슴에는 오기가 남은 하수구 사건은

일요일 기술자가 해결해주리라 믿고 패쓰 패쓰

 

하지만 결국 아저씨도 다음 날 혈자리를 못찾고 포기

두 시간 넘게 아저씨 옆에서 보조를 했던 남편은

그나마 이집의 물들이 어디로 어떻게 흐르는지

대충은 파악해서 얻은게 있었던 하수구 사건으로 기록

 

이제 남은 건 징글징글 안뚫리는 하수구는 폐쇄하고

새로운 배관을 묻어서 물 길을 낸다.

 

미사내내 하수구 생각에 정신나간 나는

신부님이 "저희에게 축복을 내리소서"강복하시는데

"우리집 하수구에 축복을 내려달라"고 미친 바램을 했다.

 

님편은 그나마 축복받아서 45만원에 된 거라며

다행이라고-.-

 

관리비 한 꺼번에 냈다 치고 

마음 편하게 여름 나는게 낫지 싶으니

45만원 아깝다 하지 말 것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보고 매콤한 갈치조림 해먹고

옥수수 쪄먹고 남편이 내려주는 커피 마시고 주말 보냈으면

그걸로 됐지. 

돈은 주식오르면 그걸로 메꾸기로 하고

하지만 언제 오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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