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주식회사) 나경투어

by 나경sam 2022. 7. 19.
728x90
반응형

우리 엄마 황여사의 소원이었다.

내 자식만 데리고 여행가는거

1남 4녀

딸만 낳았다고 구박했다는 사람 하나 없었다는데

어찌됐든 끝을 보고야 말았으니

그게 우리 남동생이다.

 

비극적인 아들과 딸들, 귀남이 후남이 될 수도 있었는데

아들 딸 구별없던 집이었으니

부모 마음까지는 들여다볼수없었어도

이런게 차별인가 그런 걸 모르고 자랐다.

 

나랑 막내 남동생 나이 차이가 아홉살이 나다보니

세대차이같은 문화 차이는 있어서

넷째여동생부터는 어린이집을 다녔고

막내 남동생은 유치원을 졸업했지만

그건 나이차 만큼 벌어진 시대의 흐름이려니 싶어서

그런 걸 차별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처음에는 딸들만 데리고로 시작했다가

하나있는 아들도 데리고 갑시다. 며느리는 다음에 데리고 가고

그래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  여행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주식회사 나경투어 깃발 올렸다.

엄마의 돈과 나경투어의 콜라보

토요일 일요일 1박 2일이고

수원,부산,인천,과천,홍성, 군산

겹치는 지역이 하나도 없는 일본말로 하나레 바나레 가족이

되었기 때문에 서울스러운 여행이 낫겠다 싶어서 서울에 집중하는 서울 여행기획

문을 열어준다는데 봐주겠어, 네이버에서 청와대 관람신청을 했고

서울 시티투어 야경편으로 예약

 

야경투어는 정말 부모님 모시고 추천 코스다.

아니 우리집  젊은것들도 좋아하는게 증명이 됐던 코스다.

한강 야경과 서울의 화려한 밤을 2층버스 타고 한시간 정도

돌아, 광화문으로 가는 코스인데

우리는 남산에서 내렸다.

 

엄마에게 남산이란 단단이가 회장님 기다렸던곳일뿐

수많은 열쇠따윈 의미없다.

 

청와대 관람할 때 소나기가 내려서 영빈관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비그치기를 기다리는 것도 좋았고

시티투어 버스로 보는 밤 서울도 좋았다.

 

일요일은 호텔에서 걸어서 20분 태극당에 가서

핏줄 토크를 하고

엄마한테 차비까지 받아서 해산

우리는 1박2일 동안 있으면서 서로 모르던 것들을 알게됐다.

내가 왼발잡이라는 걸 내동생들은 몰랐으며

나는 아버지가 왼손잡이였다는 걸 몰랐다.

글씨는 오른손으로 쓰셨지만 다른 건 왼손이 더 편하셨던것같다.

 

그런 아버지 덕분에 동생들 중 셋은 왼손잡이라서

글씨나 식사는 오른손이어도 다른 건 왼손잡이들이 됐다.

 

나는 손은 부모에게서 맞아가며 고쳐졌으나

발은 부모 눈 밖이라 발이라도 왼발이 된듯하다.

 

간호사였던 여동생은 주사를 왼손으로 놓아서

"저 왼손잡이한테는 주사맞기 싫어요"소리까지 들었다니-.-

다른 사람보기에 왼손으로 주사 놓는게 불안해보였던거다.

 

왼손잡이들한테는 왼손이 오른손인데 말이다.

서로가 몰랐던 것들이 깨알같이 숨어있었다.

그걸 알았던 여행

 

가끔은 핏줄끼리 여행이 필요하다는 걸

나경투어를 해보고 알았다.

 

정승처럼 돈을 쓰신 엄마 덕분에

엄마는 백만원 쓰시고 엄마랑 우리는 천만원짜리

추억을 남겼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와서, 세금환급  (3) 2022.07.20
블로그 떡상  (0) 2022.07.19
월 화 수 목, 켁켁켁  (0) 2022.07.15
결국 ...45만원으로 끝나는 하수구 사건  (0) 2022.07.11
모든게 힘든 날이 있다.  (0) 2022.07.0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