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신촌 블루스
연세대 교문부터 언더우드관까지
학교를 걸어다녔던 우리 부부는
아쉽게도 졸업생은 아니고 탐방객, 아니 관광객
연세대가 이렇게 멋진 곳이란걸
처음 알았다.
정문에서 곧게 난 길을 따라 끝까지 걸으면
연세대 책자에서 봤던 시그니처 건물들 볼 수 있다.
출발할 때 정문은 분명히 연세대였는데
연희전문으로 끝나는 100년전과 후가 있는 학교가
연세대였다.
은지니 연세대 콩쿨 나갈 때 데리고 왔던 기억이 있던
남편에게 연세대란, 차가 막혔고 숨도 막혔을 곳이었다.
미국에 가본적도 없지만
미국인들, 딸내미 콩쿨데리고 갔던 곳이라면
백악관도 우리 부부에겐 숨막힐 곳이다.
끊임없이 경쟁하고 결과가 좋아도
다시 시작이 있고,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에 자식들 데리고
음악콩쿨 나갔을 때
언제나 마음이 조였고, 딸 눈치, 아들 눈치를 봤고
1차 통과해도 2차 걱정
1차 떨어지면 침통한 분위기에 온 식구가 한숨을 속으로
몰래 쉬면서 애들 뒷바라지를 했었다.
어쩜 셋째 우리 수민이만 거저 컸나보다.
이것들아!! 손들고 서있어라. 1번 2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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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편히 대학교 교정을 걸을 수 있는 토요일
연세대 한 바퀴만 돌아도 5천보는 먹고 들어가는
땅부자 연세대를 산책하고
골목안에 있던 초밥집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이화여대로 넘어갔지만
디올 패션쇼로 학교 통제
아 진짜 무슨 국가원수라도 오는 줄 알았네
검정 옷입은 인간들이 학생증보여달라고
교문을 막고
무슨 일있냐니까
디올 패션쇼래-.-
그게 교문 막을 일인가싶었지만
그들만의 리그라는데 안물안궁이다. 나도!!!
목적지는 연세대 동문회관 결혼식
세브란스병원 옆이라 스벅에서 잠깐 쉴 때
나는 봤다.
장례식장의 고인들의 사진
젊은 아기 아빠부터 결혼 안시킨 딸이 있던
내 또래의 엄마 얼굴
산 사람들의 잔칫집 스벅과 죽은 이들의 마지막 잔칫집
장례식장이 한 건물에 있는 것도 생각해보면
인생이 그런거다 싶기도 하지만
젊고 앳된 아기아빠 얼굴과
내 또래의 엄마 얼굴은 인생이 그런거다 하기엔
슬프다.
주일 교중미사에서 두사람만이라도 기억하고
영원한 안식을 위한 기도를 드렸다.
화답송에서 좋은 말씀을 읽었다.
"슬픔으로 밤을 지새워도 기쁨으로 아침을 맞이하리라"
마치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화답송처럼
한 줄 화답송이 위로가 되었다.
사는 게 그런거지 싶지만
그래서 더욱 어제가 선물이었고
오늘이 선물이며
내일은 덤인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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