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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식당

홍어 삼합, 요리라고 할 것도 없는.

by 나경sam 202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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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삼합

 

이걸 요리라고 할 수 있을까 싶다. 수육은 삶기만 했고 홍어는 홈플러스에서 삭힌 홍어로 사기만 했다.

홍어를 사서 삭히는 위대한 짓은 할 수 없고, 방법도 모린다. 그래 이럴 때는 표준말 놔두고 모린다라고 해야 맛이 난다.

 

김치는 작년 김장 김치, 묵은지가 돼 버렸다. 자랄 때는 입 짧은 아들 놈이 어른이 되더니 입이 길어졌다.

글쎄 홍어가 먹고 싶다고, 이런 벌써부터 코로 냄새가 올라오는 것 같은 기분인걸. 

하지만 아들이 먹고 싶다하니 마침 홈플러스에서 삭힌 홍어를 팔길래 사서 삼합으로 줬더니 안 먹는게 없는 남편은 말 할 것도 없고, 아들도 냠냠,

예외였다. 뭐든 먹는 둘째는 저건 못 먹겠네. 잡아 빼고 그래서 몇 점 안되는 홍어는 남자들 입으로.


시댁은 명절에 홍어탕을 끓였다.

시아버지가 원체 좋아하시는 음식이라 당연히 명절 점심 상에는 홍어 찌개가 올라왔다.

시댁에서 시집 살이를 17년 했던 막내 동서는 홍어를 사다가 며칠 숙성시켜서 삭히고 그걸로 찌개를 끓였다.

 

처음 홍어 찌개를 먹었을때, 이런 걸 찌개로 끓여 먹는구나 이상한 맛이었으나 원래부터 그걸 먹고 자란 시댁 식구들은 코를 박고 먹는 걸 봤다.

입맛은 그렇게 무서운거다.

 

삭히지 않은 홍어는 홍어 취급을 안하는 시아버지의 이기적인 입맛으로 홍어는 삭히기까지 동서의 손을 거쳐야 했으니

말이 17년이지 모시고 사는 일은 고단했을 것이다.

 

차려주면 아무 거나 차려주는 대로 먹으니, 입이 짧지 않은 남편이 얼마나 고마운지, 

대신 입은 크다. 하 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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