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피아노치고 싶은 날

by 나경sam 2023. 8. 17.
728x90
반응형

 

낮부터 속이 뒤틀리고 힘들었다.
분노와 힘듬이 치밀어 오르는 날, 가라앉히는게 힘들어서 그랬나 속병이 났다.
소화불량
 
집에 와서 보리차 마시고 잠깐 쉬었다가 피아노를 치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아버지가 사주신 피아노
우리집에 있는 물건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 바로 이 영창 피아노다.
 
맑은 소리 고운 소리 영창 피아노 영창
그때는 피아노 대리점도 많았었는데 이젠 길에 피아노 대리점이 안보인다.
당근에도 피아노 무료 나눔이라고 가끔 올라오는 걸 보면 집에서 안치는 피아노가 애물단지 된지 오래같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음악실에 있던 피아노는 학부모가 기증을 한 거라고 그때 음악선생님 이야기를 했었는데
요즘 같으면 줘도 안가질 피아노지만 85년, 내가 고 2때 사준 피아노를 우리 아버지 두고두고 생색낼만했다.
전북대 학비가 87년에 50만원이 안되었는데 85년에 우리집 영창 피아노는 대학교 학비의 세 배였으니
부모가 큰 마음먹지 않으면 사주기 힘든게 피아노였다.


집이 작아 몇 번이고 없애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성가대와 합창단에 나가는 요즘은 필요할 때가 있다.
유튜브로 들어보고 연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피아노로 연습할 때가 더 정확하고, 음을 못잡는 알토 언니들에게
피아노로 쳐서 보내주는 역할도 내 일이니 우리집 피아노는 여전히 쓸모가 있고
속상하고 힘든 날 피아노치는 것도 약이 되더라.
어제는 그런 날이었다.
 
피아노 치고 싶은 날.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주가 끝난 후  (3) 2023.08.30
아아, 우리 엄마  (0) 2023.08.22
여름 택배  (2) 2023.08.11
K 총무, K 장남  (1) 2023.08.03
엄마, 각질 샵 호강 이야기  (2) 2023.08.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