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공포의 필라테스

by 나경sam 2022. 11. 2.
728x90
반응형

운동을 바꿨다.

이 년 넘게 한 달 삼십일 중에서 일주일에

두 번 빠지면 큰 일 나고  세 번 빠지면 더 큰 일나는 줄

여기면서 운동을 다닌 결과

찰떡처럼 붙어있던 살들을 잡고 근력도 많이 키웠지만

문제는 정체기

사람의 몸은 정직해서

자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면 그걸 넘기가 힘들다.

 

개인PT를 받으면 싫어도 해야 되지만

나홀로 운동을 하는 나로서는 운동할때

기구의 근력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15킬로까지 해보고 힘들면 20킬로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다.

 

지금도 충분해, 뭐하러 무리를 하니, 됐어.

이만큼도 운동 안하는 사람도 있는데...

마음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걸 접수하고

더 이상 기구에 무게를 치지 않게 되니

똬악 만났다.

 

정체기!!!

 

그래서 운동을 바꿔보기로 하고

필라테스

지난 주 목요일 1회 체험으로 6:1 수업을 다녀왔다.

딱 저렇게 생긴 기구 옆에 붙어서 50분 수업을 받았는데

언제나 일찍 다니는게 고질병인 내가

기다리고 있는 동안 수강생들이 내는 소리를 듣고야 말았으니

그것은 분만실

 

악, 윽, 아아악

조금만 더 할거예요. 열 셉니다.

다 왔어요.

 

딱 이런 대화가 오고가고 안에서 수업받고 나오는

여자들은 정신나간 사람들처럼

비틀거리고 나오는 게

분만실 그거 맞네, 맞어

 


그래도 운동을 이년정도 했는데

나는 괜찮겠지

너무 심한 엄살 아냐 진짜 어린것들이

참을성이 없네

라고 생각한 나의 어리석음과 착각을

7시 반 수업들어가서 8시 20분에

나오면서 반성했다.

 

6:1수업에 나까지 네사람이었지만

진심으로 1:1 수업이 아니었음을 하느님께 감사했다.

1:1수업이었으면 강사의 정성스럽고 사악한 손길이

나한테만 뻗쳤을거라 생각하니 끔찍했다.

 

그리고 나보다 더 어린것이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버티는걸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

어리다고 젊다고 되는게 아니구나

이년동안 운동해서 단련시켰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구나

그동안 뭘하고 다닌거냐, 넌!!!

 

영혼이 탈탈  그것도 개 탈탈 털리고

나는 그동안 흘리지 못했던 땀을 눈물처럼 

쏟고 나왔으며 땀을 빌미로 울었을지도 모른다.

개힘들었다.

군대 조교가 저런걸까

자비심이라고는 1도 없어뵈는 허리 잘록한

강사가 내가 고통에 부들부들 떨면서 버티고 있을 때

나경니임~ 다리 더 접어 올리세요 했던 순간

욕 튀어나올 뻔 했다.

강사님, 따귀맞고 싶어?

가지 않는 시간이란 없다.

영원할 것 같던 필테의 시간도 지나가더라

대신 내 다리는 풀려서 집에까지 걸어오는게

수민이 낳고 산부인과에서 퇴원할 때 나오던

걸음걸이로 왔다.


필라테스 후기

1.일주일 정도 앉았다 일어 설 때 마다

어구구구 소리를 내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앉고 설 수 있었지만 일주일 정도 가던 근육통도

오늘 다시 필라테스 가는 날에 맞춰 사라졌으니

길어야 일주일인 근육통

참고 가는 수 밖에 없다.

 

2.어차피 필라테스는 일주일에 두 번이니

피트니스센터를 계속 다녀야 겠다 생각했으나

노 노 죽고 싶음 그렇게 해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그런 소리는 또 잘듣기때문에

필라테스만 하기로 했다.

 

오늘 수업갔다가 이런 표정으로 나올 수도 있지만

은지니가 사준 필테 양말을 신고 가야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주일 정리(11.7-11.13)  (0) 2022.11.14
필라테스 후덜덜  (0) 2022.11.04
많아서 더 없는 사진  (2) 2022.10.31
걱정이 되는 아침, 묵주기도  (0) 2022.10.31
찾아가는 음악회-안성 대천동 성당  (2) 2022.10.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