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지났으니 운동시작한지 일년이 지났다.
코로나로 왔다 갔다 잠시 쉬긴 했지만, 내 인생에서 일년을 꾸준하게 운동한 것은
작년 9월부터 지금까지가 처음이라 올 해 9월이 지나자 뭔가 성취감이 있고
내가 나에게 상을 줘야 될 것 같다.
작년 9월에는 헬스 기구 사용법도 잘 몰라서 무조건 런닝머신과 스쿼트 바이크 정도만
하다 왔는데, 드디어 오늘 스미스 머신도 하게 됐고
스미스머신을 사용하고 나니, 헬린이 졸업한 날 같다.
개인 피티받는 애들을 보면, 꼭 스미스머신을 시키던데, 나도 해볼려고 했는데 어딘가 고정이 되어 있는 걸
풀지 못해서 한 번 도전했다가 누가 보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쪽팔려서 도전 포기 운동기구였다.
아침 7시에 사람이 없으니, 한 번 해볼까 가서 봤더니 내가 여태 이걸 못했었나 싶게 단순한 기구였다.
허벅지에 힘이 남아 돌아 40개, 아령 들고 일반 스쿼트 60개
미친 아줌마처럼 스쿼트를 하고 났더니 집에 돌아오는 언덕배기 길도 자전거가 쑥쑥 올라가
머리가 흰머리지만 누가 나를 할머니로 볼까 싶지만
지난 주 토요일 엔진오일 갈러 갔을 때, 카센터 사장이 남편이랑 함께 서 있는 나를 보고
"아드님이랑 함께 오셨어요"
염색안한지 일년 반, 흰머리가 내머리인 지금, 그동안 염색하지 않은 머리때문에 일도 많았다.
1. 자리 양보받기- 앉지않겠다고 손을 저어도 일어나면서 경로석이라는 표지판을 짚어주던 대학생 남자애
2. 병원에서 곱게 늙으셨다며 작업 걸던 할아버지
3. 버스에서 가방을 잡아당겨 무조건 자리에 앉히던 할머니
4. 아드님이랑 같이 오셨냐는 카센터 주인
5. 염색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냐며 대놓고 물어보는 생판 남인 사람들
하지만 그런 일들만 있는 건 아니고 기분 좋은 게 사실 더 많다.
어울리니, 도리어 염색 하지 말라는 사람들도 있고, 일주일 정도 일했던 초등학교의 돌봄교실 아이들은
교수님같다고 말해서 함께 웃었고, 어울린다는 평이 할머니같다는 말보다 훨씬 더 많으니
남편이 아들인줄 알았다고 해도 신경쓸 것도 없긴 하다.
헬린이 졸업하고, 언덕배기를 자전거 타고 올라오면서 하루의 시작을 운동으로 하는 게 얼마나 기분좋은 건지
알았으니, 스미스머신 썼다고 헬린이 졸업이 아니라, 이런 기분을 알았으니 헬린이 졸업이 맞긴 한 것 같다.
머리가 흰머리이건 검정 머리이건
중요하지 않고, 내 몸을 튼튼하게 하는 게 지금 나이 내 나이대 숙제 아닐까 싶다.
스미스머신 쓰고 혼자 기분 좋은 아침
스스로 주는 헬린이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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