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까지 원격수업을 증맬증맬 열심히 지도하느라 열명도 안되는 애들땜에 바쁜 오전 시간을 보냈다.
2학년 국어 시간에 새 운동화를 신고 ( 술래잡기 )를 했다.
결국 답은 새 운동화를 신고 술래잡기를 했다. 이런거였는데 어떤 애가
새 운동화를 신고 난리를 쳤다.
이렇게, 그것도 큰 소리로
아 놔 또 뚜껑열려
오전의 에피소드는 이 뿐이 아니다.
1학년 국어 "돌잡이"를 읽고 학습꾸러미의 괄호에 답을 쓰는게 있었다.
아기의 첫번째 생일인 돌에는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고 (돌잡이)도 합니다. 가 정답인데
기도를 열심히 하는 집안의 아이들인지, 1학년 두 명의 답은 바로
아기의 첫번째 생일인 돌에는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고(기)도 합니다.
아기의 첫번째 생일인 돌에는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어 먹고(기도)도 합니다.
상상도 못한 답을 보고 라마즈호흡 한 번 하고
책을 잘 읽어봐, 돌잡이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돌잡이라고 써야 돼 했더니
퉁퉁 부은 목소리로 이러는 거다.
아 그러세요, 그래도 답은 돌잡이입니다.
급식을 먹고 돌아 와서는 돌봄 선생님이 출근하실 때까지 애들을 봐줘야 해서 교실에 있는 할리갈리로 보드게임을 했다.
컵스 할리갈리는 처음 해보는 보드게임인데, 1학년 남자애한테 설명듣고 실전에 바로 투입
1학년 남자 애들 두명이랑 심판하는 남자애 한 명과 나 이렇게 넷이서 보드게임
내가 저걸 너무 죽기살기로 한 게 문제였다.
심판이 카드를 보여주면 색깔과 모양을 맞춰서 만들고 완성되면 종을 땡쳐서 만들어진 모양이 맞으면 카드를
가져올 수 있는데, 내가 가장 먼저 맞춰서 카드를 많이 모았더니 갑자기 한 녀석이 소리를 지르면서
"선생님 빠져요"
한마디로 열받은거다.
함께 하던 다른 아이는 선생님이 함께 하니까 재미있다고, 빠지지 말라고 하는데 하나는 빠져라,하나는 남아라
결국 심판에게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심판은 바로 이 녀석이었다.
심판 님 저 빠져요 말아요? 했더니
얘가 나한테 이러는거다.
남아? 빠져? 물어봤더니 나더러 큰나래 유치원 나왔냐고? 안그러면이렇게 잘 할수가 없다고
(심판님은 큰나래 유치원 출신이고, 자기가 유치원때 거기서 배운 게임이라 그걸 잘하면 큰나래 유치원 나왔다고 생각함)
나 진짜 애들땜에 웃겨
졸지에 유치원 나온 여자됐네.
미안하지만 유치원은 졸업못했쓰. 졸업장없다규
우리집에서 유치원 나온 사람은 다섯 중에 둘만 나왔어.
넷째는 어린이집 출신이고 다섯째만 유치원 졸업했다.
내가 잘한다고 빠지라고 하는건 말도 안된다고 말도 안된다고 나이로 눌르고 다시 할리갈리 종을 열심히 쳐가며
카드를 먹었다.
눈에 불을 켜고 말이다.
삔따먹기든, 공치기든, 훌라후프든, 콩콩이든 고무줄이든 한 번 했다하면 죽기살기로 하는 게 내 특기야
큰나래 유치원 안나왔어
1시부터는 기초학습반 아이들이랑 기역부터 시작하는 한글과 연필이 한자루 있는데 아홉자루 더 사면
몇자루 일까요를 물었더니 열아홉자루요 하는 아이들이랑 보내고 금요일이 되었다.
놀다가 주말이 되는 거랑은 확실히 다르네 달러
오후반 에피소드는 담주에 대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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