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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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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경sam 2017.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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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일년같다"


오늘도 시험을 본 딸 친구가 있고 다른 날 보다 좀 추운 아침 날씨가 마음도 쓰였다.

어제 저녁은 자소서를 쓰느라 새벽 5시까지 자판을 달렸고

아침엔 살짝 맛이 간 상태로 막내 학교 델 다 주고

나에게도 길고 길었던 하루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보고 글자수를 맞추느라

마음이 월말 은행 창구처럼 정신없었다.


쓰고 또 쓰고 문장 검사 하고 또 하고

나중에는 지겨워져서 좀 더 고쳤으면 하는 문장을 봐도 그냥 패스

중간에 수정한다고 수정을 클릭했다가 개미처럼 한 글자씩 쥐어짜가며

쓴 자소서 4500자를 다 날려 버리고

글자들이 안보이고 하얀 공백만이 보일 때

나는 산산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곗돈 부었다가 떼였을 때 이런 심정일까

오를거라고 믿고 전 재산 털어 사둔 주식이 휴지 조각 되면 이런 마음일까

남편이 바람을 피우면 이런 마음일까


악 하고 소리도 안나오는 공포감

심호흡을 하고 다시 페이지를 나갔다가 들어오니 공백에 다시 글자들이 살아 있고

그후론 무서워서

"유사도" 검사도 "맞춤법"도 그대로 패쓰


저장하기 클릭하고 잊어버리기로

그것만이 내가 살 길이다.

힘든 하루

이렇게 마무리 하나 보다 했는데

오늘 시험을 치른 딸 친구 엄마에게서 카톡이 와 있었다.


"하루가 일년같다"

 

시험을 망쳐버린 딸 앞에서 엄마는 울지도 못하고 끙끙대다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나도 함께 울고 말았다.


현역일 땐 수시에 떨어지면 정시 보면 되지 그랬는데 재수를 하고 보니

나도 딸도 수시에서 어쨌든 끝장 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그건 시작점이 현역 아이들보다 빠르고

이미 실패를 한 번 경험하고 시작하는 것이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같은 처지 그걸 왜 모를까


"하루가 일년같다" 그 말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

다시 마음 추스리고 정시 준비하면 된다고 말하면서도

본인보다 더 힘들 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하지만 나는 그 언니 딸도 딸이지만

저 언니가 더 마음이 아파

그 심정이 어떤줄 알기 때문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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