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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이미 지나간 일요일과 오늘"

by 나경sam 2018.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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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나간 일요일과 월요일"


어제는 비가 왔고 오늘은 맑음이다.

이주동안 살아보니 생각보다 비가 자주 와서 여기서 우산은 필수품되시겠다.


오늘 수업 받을 때는 선생님 말씀이

"교토의 여름은 너무나 덥다"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보아

또한 여름에는 양산이 필수 생활 목록에 들어갈듯 하지만

우선은 비가 많아 -.-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보일러가 터지는 추운 겨울도 살아봤고 머리벗어지게 더운 여름도 지내봤다.

살아보니 이도 저도 다 견뎌지는게 세상살이다.


견디기 어려운것은

마음이 춥거나 마음이 또한 너무 덥거나 할 때이지

몸이 추운거 더운거는 견딜 수 있는 법


어제 처음으로 교토 가와라마치 성당으로 미사를 드리러 갔다.


"가는 길에 본 가게"


나무와 건물의 조화로운 동거



"성당"



"성당 내부"


천정이 마치 한 척의 배를 연상시킨다.

미사는 오전 10시반 교중미사가 있고 저녁 미사는 없다.

사진으로는 성당이 작게 보이나 실제로는 큰 편이고 일찍 갔더니 할머니 몇 분만 계셨지만 미사 시간이 다가오자

성당 안이 가득 찼다.


카톨릭 미사야 언어만 다를 뿐 전례는 같으니 그다지 낯설지는 않았지만

이 날은 특히 오사카 수도원에 파견오신 한국 신부님께서 처음 미사를 집전하신 날이었다.

지난주 성당을 나가지 못해서 고해성사를 봐야 되는 것 때문에

일본어로 고해성사 연습까지 하고 갔었는데 한국 신부님이 계셔서

나의 죄는 여전히 한국말로 고백하고 죄의 사함을 받았으니

죄를 고백하는 것조차 일본어였으면 내가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역시 주님은 나의 편 어디서나 나를 이끌어주신다"


고백소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자 신부님이 나를 보셨다.


신부님

- "제가 한국에서 와서 지난주 미사를 못드렸어요 죄가 많은 백성입니다"

신부님 - "저도 한국 신부님입니다"

 - "어머나 신부님 반갑습니다.어서 저의 죄를 들어주세요"


어머나 세상에 죄를 고백하러 들어가면서 이렇게 마음이 편하기는 세례받은지 20년만에 처음일쎄 에헤라디여





집으로 파파팍 뛰어와서 헥헥헥


"교자와 숙주나물"

나의 소중한 "히루고항" 되시겠다.

교자도 작은 거 한 봉지에 우리 돈 천원 숙주는 한 봉지에 300원쯤 줬나


소박하지만 알흠다운 나의 점심 맛있게 먹고



헤이안 진구 스벅에 가서 월요일 공부 예습도 하고 지난 주 복습도 하고

(하면 뭐하냐 -.- 금방 잊는다)

일요일은 지나갔다.


*토요일에 올린 블로그 내용 중 고다이지에 대한 부분 바로 잡습니다*


토요토미히데요시의 후처가 네네가 아니라 네네는 정실 부인이고

차차가 후처입니다.

토요토미히데요시는 우리에게는 반가운 인물은 아니지만 누구나 그러하듯이

(그도 누군가에게는 남편이고 애들 아버지였을터이니 그냥 그렇게만 이해하기로)

월요일 아침 블로그 구독자 중 한 명 ㅅㅍㅇ 언니의 날카로운 지적

이 언니 눈 무셔-.-

귀하를 제 블로그의 모니터 요원으로 모십니다.

모니터 열심히 하시면 교토 3박 4일 숙박권 드려요^^


월요일 4.16일


오늘은 쫌 그런 날이지


한국에 있었으면 세월호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텐데 일본에 있다보니

그냥 내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기도하기

그게 그 아이들 또래의 아이를 가진 엄마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빵집에서 요구한 서류 중에 국민 연금 부분도 해결해야 하고 급여가 지급 될 통장을 지정 은행에 가서 따로 만들어야 해서

마음이 아침부터 바쁜 월요일


국민연금부분은 같은 클래스의 아이들에게 물어봐도 자기들 알바하는데서는 요구하지 않았고

자기들은 가입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양상의 말로는 아르바이트라하더라도 가끔 정직원 채용하는것처럼 하는 곳이 있다던데

나더러 그런 케이스가 아니냐고 한다.


뭐야 나 진짜 일본에서 취직했냐 이거 실화냐

중국인 여학생 나쯔상이 자기는 알바를 두 곳에서 하는데 한 군데서도 국민연금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잘모르겠다고 하고


생각해보니까 내가 일해야 되는 교토 보로니야가 그만큼 확실한 곳이라는 생각도 들고

(뭐든 나 편한대로 생각하는것은 참으로 오래된 나의 나쁜 습관이다)


수업 후 우선 지정 은행으로 통장 만들러 출발

이미 두번이나 만들었으니 무서울것도 없다.


데모-.-;;;

이 노무 중앙상호신용금고 높은 문턱 좀 보소

넘으려다 넘어졌다


번호표 61번을 뽑고 내 차례


나 - "교토 보로니아에서 일하기로 해서 급여 통장 만들어왔어요"

은행원 - "어머나 사모님처럼 보이시는데 빵집에서 일하실거라니요 호호호"

나 -  "닥치고 통장이나 만들어 줘"

은행원 - "생긴건 그렇게 안생기셨는데 말씀이 쫌 과격하시네요"

나 - "그니까 빨리 만들어주라구 나 지금 배고픈 여자야"

은행원 - "당신이 거기서 일 할거라는 증명서(쇼우메이쇼)를 가져와야 만들어 줄껀데 약오르지-.-;;;

나 - " 급 공손해져서 이렇게 알바할거라는 쉬프트도 있는데(소중한 나의 쉬프트)를 보여주었으나"

은행원 - 다음 손님


하늘에서 비가 내려 우르릉 쾅쾅 천둥 번개 치고 베토벤 운명 교향곡 1악장 셋째마디까지 지나가고 나서야 사태 파악


"보로니야 빵가게로 가서

나 - 여기서 일할거라는 증명서 좀 떼어 주세요"

보로니아 직원 - 근데 사장님이 지금 안계셔서 인감이 없습니다. 사장님이 오시면 되는 데 지금은 안됩니다"

나 - 헐헐헐 헬헬헬 아니 그냥 그거 한 장 떼주는게 뭐가 그렇게 어렵냐 내가 너희들더러 내 보증을 서라고 한것도 아니고"

보로니아 직원 - 아주 쓰미마셍이지만 어쩔수 없어요 목요일 이후 전화를 드릴게요 그때 오시면 되겠어요"

나 - 그럼 교토 은행이나 우체국통장으로 하면 안됩니까 저도 나름 바쁜 사람인데"

보로니아 직원 - 네 쓰미마셍입니다. 중앙상호신용금고 은행이 저의 주거래 은행이라 거기서 만들어야 됩니다. 교토은행 통장 강아지주세요"

나 - 그럼 너희들도 아무 때나 전화하지마 나도 바빠 (개뿔 뭐가 바쁘냐만 자존심이 이미 바닥데쓰네-.-:;; 내가 정해준 시간에 전화해


바쁘게 축지법써가면서 날라 온 보람도 없이 빠방된 통장 만들기는 일단 패쓰하고


히가시야마 구약소로 다시 축지법써서 날라갔다.


국민연금과 찾아가서

국민연금 가입하고 유학생이라 돈이 없으니 납부 못한다는  "학생납부특별신청서"를 신청하고 돌아왔다.


한가지라도 해결했으니 만족하고

프레스코에 들려서 장 좀 보고 걸어오는데 배가 고파 진짜 쓰러지게 생겨서

식빵을 꺼내 한 장 뜯어 먹으면서 돌아왔다.


오늘 느낀 건데

말을 귀로 듣고 살 때가 행복한 때였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말을 하면 머리가 먼저 듣고 귀가 두번째로 들으니 머리가 아플 수 밖에 없다.


귀로만 듣고 살때 좀 말 잘 들을 걸


고국에 계신 우리 어머니

쓰미마셍

 

남편말도 좀 잘들을 껄 남편님께도

쓰미마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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