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여행 셋째 날, 시간은 빠르다. 돈 버는 시간은 더니 가나 돈 쓰러 다니는 시간은 참 빠르다.
홋카이도 날씨 겁나 춥다고 겁을 냈으나, 그럴수 밖에 없는게 2019년 혼자 왔을 때 3일 묵는 내내
눈이 내렸고 추웠는데 이번엔 안에 두껍게 입고 경량 패딩 하나로 지낼만 했으니
나날이 발전하는 나경투어다.
남편과 내 짐을 합쳐 백팩 하나 6키로로 짐을 꾸렸고 거기에 키플링 작은 베낭 하나가 전부였으니
그야말로 베낭 여행이었다.
1. 쇼와신산

제 2차 세계 대전 중이던 1943년 생 신생 화산이다. 도야 호수 근처에 살고 있던 민간우체국장이었던 미마쓰 마사오 아저씨가 화산 활동을 꼼꼼히 기록해두어서 가치있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아직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이라 산의 옆 귀퉁에서는 연기가 폴폴 나고 있지만 쇼와 신산 앞에 있는 식당들은
손님들로 미어터지고 있으니 일본은 자연재해가 재해가 아니라 특수가 될 때도 있다.
2. 도야호수
첫째날 시츠코 호수에 이어서 도야 호수, 너는 바다냐, 호수냐
칼데라 호수인 도야호도 결국 지진 활동으로 생겨 난 호수이니 마이너스가 있다면 플러스도 있는 게 세상 일같다.
호수인지 바다인지 사이즈가 구분이 안가는 도야 호수는 어쨌든 호수라니, 호수라고 믿어주마.

3. 오타루 오르골당
오타루로 들어 오면서 남편과 잔나비의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를 들으며 졸다가 깨다가 하면서 일본어로 귀가 홍수난것을 노래로 씻어냈다. 잔나비 버전도 좋지만 역시 오리지날의 힘이 있다. 김창완 목소리가 더 좋으니 어쩔꺼여
나 정말 옛날 사람맞다.
여행도 그렇다. 특별히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기 보다 그전에 봤던 걸 다시 보는 게 좋을 때가 있다.
5년 전에 와 봤던 오타루에서 우연히 발견한 시비가 아직도 그대로 있는 지 확인하고 그 앞에서 다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오르골당에서 쭉 내려와 길 안쪽에 있던 시비를 다시 찾았다.

'인생이라는 여행' 시비다. 사람은 누구라도 혼자서는 살아갈수 없다.누군가와 도와가면서 살아야지 혼자서는 살아갈수가 없다 그것이 인생이라는 여행이다. 뭐 그런 내용이다. 5년 전 혼자 삿포로에 와서 오타루에 왔을 때 이 시비 앞에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일본의 해는 너무 짧아 4시가 넘으면 깜깜하고 5시면 한밤중같다. 오르골 당을 보고 오타루 운하에서 기념 사진 한 번찍고 삿포로 들어오니 완전 깜깜해져 있었다.
남편과 내 짐을 합쳐 6킬로 베낭 하나에 내가 메고 다닌 작은 백팩하나까지 합쳐도 10키로가 안되는 백팩 두 개로 여행을 마쳤다.
옷은 한 번 입고 와서 중간에 바지만 한 번 갈아입었고 짐을 최소한으로 줄였어도 앞으로 더 줄여서 짐을 쌀 자신이 생겼다. 인생이라는 여행은 심플하게 지내다 갈 것, 내가 생각하는 인생이란 여행은 그렇다.
그래도 빼놓을수 없는 홋카이도 여행의 필수품은 붙이는 핫팩과 발 깔창 핫팩이다.

옷을 두껍게 입고 다니지 않아도 붙이는 핫팩 두장이면 보온 효과가 대단했고 발뜨뜨 깔창 덕도 많이 봤다.
발이 차가운 나를 위한 마춤 깔창이었으니, 이거 만든 사람 상 드리고 싶어요.
여행 3일차 일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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