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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수요일"

by 나경sam 2017.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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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지진이 난 지 일주일이지났고

다시 내일은 수능이다.

 둘째는 수시 합격으로 남자들 군면제의 혜택에 버금가는 "수능면제" 권을 얻었고

수시 합격증을 고등학교에 제출했더니 수능원서비의 60프로를 돌려받는다고 했다.


그게 일주일 전 이야기

오늘은 막내만 저녁에 기숙사에 가서 하루 자고 아침에 학교에서 싸주는 도시락을 들고

수능을 보러 간다.


학교에서 도시락까지 싸주다니 우리 막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뭐든

애먹이는 법이 없이 두명 키우는데 한명 더 얹어주는 2+1 같다.


세 번째 아이여서 출산도 쉬웠고 ( 셋째낳고는 "세상에서 출산이 가장 쉬웠어요" 책 내고 싶었을 만큼 )

 셋을 몰아서 키우느라 힘들어서 그랬지 육아도 셋째 하나로만 놓고 보면 쉬운 아기였다.

  순한 아이들일수록 본인 발가락을 빨고 논다던 말로만 듣던 본인 발가락 빨다 주무시던 발가락 베이비가 막내였다.

위로 두 놈은 어느 한 놈도 자기 발가락을 안빨고 까탈스럽게 컸기 때문에 나는 발가락 베이비들은 순하다고 믿는 편

그럼 고마워서라도 나도 막내에게 잘해야 될 건데 그게 잘 안된다.

오늘아침만 해도 우리가 빠지직 거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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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초밥"

아침은 정성스럽게 꼭 반드시 먹고 가는 막내 때문에

아침 준비가 몹시 신경이 쓰인다.

심지어 막내는 아침에 먹고 싶은 걸 미리 말하고 내가 준비해 주길 바라는데

오늘 아침은 고기라고 말했는데 사다 놓질 못해서

아침에 냉장고에 있던 유부초밥 재료로 유부초밥을 만들었다.


물론 그 아이는 유부초밥을 매우까지는 아니어도 좀 싫어하는 편이라서 잘안먹는데

어쩔수 없어서 만들었다.

대신 밥을 아이가 좋아하는 간장에 비벼서 유부로 감싸서 만들어줬는데

밥먹으러 나오자 마자 유부초밥이라고 확 짜증을 부리고 먹어도 안보고 안먹는다고 하길래

나도 질수는 없어서 "먹지마" 했다.

유부초밥싸느라 시간도 더 걸렸는데

 먹어도 안보고 짜증을 내다니 (서서 그거 만드느라 시간이 걸린 관계로 나도 화가 남)


1. 먹지도 않고 짜증냈다고 막내한테 초등학생도 안그런다.

2. 유부초밥이라 미안해서 안에는 니가 좋아하는 간장밥으로 했는데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럴수가 있느냐

3. 엄마는 피곤한데도 니 밥 때문에 얼마나 신경쓰고 사는 줄 아느냐 ( 사실 당연한건데 )

삼단 콤보로 아이에게 화를 내고는 나도 화가 나고 저도 화가 나서

이래저래 입이 오센치는 나온 얼굴을 해서 학교에 갔다.


오늘따라 아침일이 있어서 학교에 데려다 주지도 못했고 오늘 아침 마음으로는

아침 등교는 당분간 혼자 하라고 싶을 만큼 나도 마음이 상했는데

전화가 왔다.


마구마구 울면서 막내가 "엄마 미안해" 그런다.

우느라 말을 못한다. 꺼이꺼이 거리느라 설움이 폭발했다. 유부초밥으로

엄마한테 미안하더라며 그래도 앞으로는 유부초밥도 먹을게 소리를 저는 안했고

나만 유부초밥을 다시는 만들지 않겠습니다 라고 했다.


맹세란

자식은 하지 않고

부모는 하는것


이런 소소한 일로 아이랑 다툴 일도 이제 얼마 안남았는데

정말 "우리는 왜 사소한 일에 흔들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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