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한테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명절에 가래떡을 빼서 준다길래 알겠다고 조금만 주라고 했지만 엄마의 조금은 많이 안먹는 집 기준 1년분이다.
그래서 우리집 냉동실에는 아직도 엄마가 준 가래떡이 있다.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서 얼어 있던 것들 힘을 빼주고 마음을 녹여준 다음 떡볶이를 해 먹는 것도
그냥 밀떡보다는 맛이 있어서 이렇게라도 해야지 냉동실의 떡이 줄어든다.
합창 연습갔다가 받아온 만두 두 개까지 넣고 떡볶이를 해서 먹었던 게 주말이었으니
아직도 냉동실에는 얼린 가래떡들이 늠름하게 누워 있다.
왜 엄마들은 조금만 이라고 하면 조금의 단위가 말한 사람과 다를까
엄마, 왜 많이 보냈어. 조금이라고 했잖아 하고 화를 내면 시끄럽다, 너네는 식구도 많은데 그것갖고
많다고 하는데 그럴거면 왜 물어보는지, 우리 엄마만 이러는거 아닐테고 세상 모든 엄마들이 그럴텐데
나도 그렇고
자식들도 그렇긴하다.
교토 있을 때 떡볶이 상사병 나서 은진이한테 떡볶이 좀 사오랬더니 있는 힘껏 떡볶이를 사들고 교토로 와주었다.
05화 part2. 요뽀기는 사랑을 싣고 (brunch.co.kr)
떡볶이 하면 제주도 살 때 우리 윗 집 살던 용걸이를 빼면 많이 섭섭하다.
하귀 성당에서 크리스마스 발표회 연습을 할 때 성당에서 간식으로 준 떡볶이를 용걸이가
국물까지 호로록 마셨던 걸 유치원 생이었던 은진이가 집에 와서 이야기했고 우리는 2학년이었던
용걸이를 일기예보 흉내내던 아이와 떡볶이 국물 소년으로 기억하고 있다.
용걸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지만 맛을 알았던거다. 2002년에는 아직 국물 떡볶이라는게 안나와왔을 때다.
그래도 맛을 아는 사람들은 이미 그때 알았던거지, 떡볶이는 국물이라는 걸
내년 설에는 절대로 가래떡 필요없다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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