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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각자 어딘가에서 바쁜 계절

by 나경sam 2022.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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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빵집 알바 동지 나카무라 아줌마가 

장녀 결혼식 사진을 보내왔다.

나카무라아줌마와 똑닮은 장녀가 결혼을 했나보다.

아직도 빵집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면서 

11월 쯤 우리 애들이 놀러 갈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집에서 꼭 재우고 싶다고, 자기 집을 호텔처럼

써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런건 내 쪽에서 해야 되는 부탁인데 

나카무라 아줌마 완전 진심이다.

 

나카무라 아줌마와 장녀 부부
나카무라 아줌마의 친절한 라인 메세지

원래도 친절한 사람이었는데

라인 메시지는 더 친절하다.

내가 아는 일본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평생 친구처럼 지내도 좋을 사람들만 옆에 남아있다.

일본 어학 연수 1년에 일본어만 혀에 남아있는게 아니라

둘러보니 사람이 남아 있었다.

나카무라 아줌마가 우리 막내의 웃는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일본에 놀러 오면 자기 집에서 꼭 묵게 하라는

친절한 라인 메시지

교토에 있는 일본식 단독주택이라 나도 가보고 싶은데

어쩌면 우리 애들이 먼저 가서 자고 올 지도 모르는

나카무라 아줌마의 집

나도 얼른 일본 여행가고 싶다.

함께 가고 싶은 사람 세 명만 선착순 붙어라!!!


웃는 얼굴이 일본 아줌마의 기억에도 남아있는

우리셋째는 전국체전에 나가서

메달을 땄다.

울산 전국체전 경기도 팀 은메달, 유수민 화이팅^^

중학교 때 시작한 운동

부상과 함께 성장하는 게 운동인지

체전끝나고 걸음을 제대로 못걸을 정도로

아프다고 했다.

운동이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든것 같다.

악기하는 큰 애와 작은 애는 울면서 연습을 한 적은 없지만

셋째는 울면서 뛴 적이 있다고 했다.

중학교 때부터 기숙사에 있었으니
운동하는 언니들 기싸움에 쫄보였던 우리 셋째 

얼마나 힘들었을까 짐작도 할 수 없지만

지금은 어리고 웃는 얼굴은 그대로여도

마음은 다부진 운동선수같다.

나카무라 아줌마가 인상에 남을 정도로 웃는 모습이
예쁜 애가 우리 유수민 선수다.


승범이도 연주가 간간히 들어와서 자기 나름 바쁘다.

촬영은 한참 전에 했지만 법의 제국 1회차 연주회 장면

승범이, 말풍선 머리에 달고 있는 연주자

아무리 작은 점으로 나오더라도

에미는 알 수 있다.

물론 눈이 아주 작은 섭섭이는 못 찾을 수도 있겠지만

법의 제국 1회차 연주회 장면

항상 승범이가 나오는 드라마는 폭망이었는데

반의 반, 정해인이 나왔던 드라마

승범이가 크게 보여서 폭망했나보다.

그때는 클로즈업이 잘되서 한 번 휙 지나갔지만

얼굴이 크게 나왔었다.

이번에는 아주 작게 나와서 드라마 시청률이 좋은가

앞으로 시청률이 잘 나오고 싶으면 

승범이를 작게 나오게 하면 된다고

드라마 제작자한테 말해주고 싶다.

점으로 나와도 좋으니 연주자로 써주세요^^


은지니는 어디서 돈줄이 터졌는지

연주에 렛슨에 바쁘다.

물론 술 마시는 일도 바쁘다.

태교는 방울 토마토와 오렌지 주스로 했는데

술을 이렇게 좋아하는 딸이 나왔다는건

방울토마토와 오렌지주스의 배신이다.

아침에 연습가는 애를 버스정류장에 태워다주면서

잠깐 사이에 한 입이라도 먹으라고

사과깎고, 도시락 싸서 줬더니

딱 한 입, 아니 반입 먹고 내리면서도

이렇게 먹는 밥이 제일 맛있다고 했다.

돈 번다고 어제도 밥 한술도 못먹고 다녔다고 했는데

그래도 짬짬이 술은 밥보다 챙겨서 마시는 모양이니

오히려 술에게 고마워해야 되나


월요일 저녁은 합창단 연습

화요일 저녁은 레지오 회합

평일 오전은 운동 - 운동 후 스벅에서 사이렌 오더로

디카페인 커피 한 잔 받아 오는게 중요한 나의 일상이다.

수요일 저녁부터는 일본 드라마 달리고 달려

지난주에는 하코즈메 완주

하코즈메,좀 더 싸우자!! 마치야마서의 사람들~

30대 쯤에 저 드라마를 봤다면

경찰이 되고 싶었을지도 모르는 재미있는 드라마였다.

요즘은 돌봄 교실 아이들에게 동화를 각색해서

읽어주는데 애들이 내가 지어내는 동화를 아주 재미있게

듣는다.

이름도 자기들 이름 넣어서 동화를 들려주니

집중력도 생기고, 등장하는 강아지 이름에는

말안듣는 애들을 강아지 이름으로 지어서 동화를

들려줘도 불평하지 않는다.

등장인물이 된다는 기대감이 있는 모양이다.

동화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선 제목만 만들었다.

"선생님은 빨간 띠'

애들이 태권도 띠자랑을 할 때, 내가 원피스에 빨간 벨트를

했더니 어떤 애가 갑자기 선생님은 빨간 띠다 그러는거다.

제목만 우선 정했다.

선생님은 빨간 띠로


고등학교 때 청소 구역 담당할 때

물당번을 한 적이 있었는데

복도에 있던 물대야를 화장실에 가서 버리는게 귀찮아서

3층에서 아래를 보고 한번에 쫙 붓다가

지구과학 선생님이 나에게 물벼락을 맞았었다.

체벌이 당연할 때였지만

지구과학 선생님 마음에 성령이 임하셨는지

반성문 70장으로 하라고 하셔서

70장을 써서 냈었다. 

그 때 나의 반성문을 교무실의 선생님들이

돌려가면서 보는 걸 봤다.

함께 돌려가면서 읽어보시던 1학년 때 담임이 그랬다.

야, 너 작가하면 되겠다.


작가는 그렇게 쉬운게 아닌지 블로그에 일기를 쓰면서

돌봄교실 아이들에게 말도 안되는 동화를 만들어서

들려주면서 오십 오 해째의 가을을 보내고 있지만

이렇게 보내고 있는 가을도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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