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이름없이 피어도 모두다 꽃이야
봄에 피어도 꽃이고
여름에 피어도 꽃이고
길가에 피어도 꽃이고
모두다 꽃이야
너무 좋은 노래를 알게 돼서
남편에게 알려줬더니
자기도 이 노래를 쓸데가 있단다.
별 일없으면 붙어있는 부부였는데
칠월들어
나도 남편도 각각 챙겨야 될 일들이 있어서
서로 바쁜 주말을 보내고
용케 이번 주는 함께 집에 있다가 왕송 저수지로
우산을 들고 산책을 했다.
남편이 살던 동네는 연방죽이 있어서 어렸을 때는
연밥도 먹어봤다는데 나는 한참 어른이 되고 나서
연꽃을 봤다.
연방죽이라니
연꽃이 피어있던 방죽이라 연방죽이었단다.
남편의 고모 중 한분은 연동고모도 계셨다.
시집을 연동으로 가셔서 연동고모라고 불렀겠지
연동도 아마 연꽃과 관련된 지명이었겠지 싶다.
모두 그렇게 불렀다.
서울로 시집가면 서울고모
익산으로 시집갔으면 솜리고모라고 부르던 고모들이
나한테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돌아가셨다.
익산이 옛날에는 속리라는 옛지명이었고
소리나는대로 불러서 우리는 솜리라고 불렀었다.
솜리고모가 우리집에 와서 주무시면 코를 세게
골아서 같이 자기 싫었었는데
그게 몇번이나 됐다고 싫어했는지
돌아가신 솜리고모에게 죄송하다.
이십년도 전, 돌아가시기 전 병원에 입원해계실때
흰봉투에 담아 오만원을 드렸던 일이
내가 솜리고모에게 해드린 가장 착한 일이었지싶다.
연꽃이 한여름에 피는 꽃이라는 것도 몰랐었다.
우리집 꽃밭도 여름 꽃을 피우느라 밤낮으로 바쁘다.
봉숭아가 꽃을 열심히 피워서
살짝 어두워질 때 화단앞을 지나오면
봉숭아꽃들이 집안의 불빛을 받아
불이 켜진것처럼 보인다.
봉숭아 불이 켜져있는 화단을 지나올 때
그냥 지나오면 꽃들이 섭섭하다할것같다.
섭섭한대요 포스팅을 하고 나서
남편이랑 섭섭한대요를 말이 되는 곳마다 붙여서 하느라
섭섭한대요 무한방출이었다.
남편이 무슨 말을 하면 내가 남편 얼굴을 손으로 가리면서
나 "얼굴이 섭섭한대요" 그럼 남편이
남편 "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한대요" 하고 놀았지만
진짜 지나다니면서 꽃밭 안쳐다봐주면 "섭섭한대요"가 딱이다.
모두다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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