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고 있는 데 뚜민이 한테 전화가 왔다.
뚜민 - "옴마, 나 똥이 안나와?"
나 - "왜-.- 얼만큼됐어?"
뚜민 - "몰라 며칠됐는데, 앙"
나 - "일단 요구르트 마시고 똥싸믄 전화해"
우리의 더러운 대화는 똥으로 시작해서 똥으로 끝났고
나는 공주에 계시는 공주님에게 전화를 해서 막내의 똥상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나 - "요보, 뚜민이가 똥을 못쌌데"
공주님 - "무슨소리야, 그럼 우리가 파러 가야지,끊어 봐"
뚜뚜뚜 - 전화 끊어지는 소리
공주님 입에서 똥을 파러 간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나왔고 공주님은 정작 급하게 뭘 해야 될 때는
"가만이 있어보라는 둥" "당장 어떻게 안된다는 둥" 꽤나 느긋하고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막내의 똥앞에서는 굴착기 기사가 되어
일단 내 전화를 급하게 끊었다.
담이 무너지게 생겼다고, 어떻게 좀 해보자고 했을 때도 "바로 안무너져, 가만이 좀 있어봐" 했던 인간이-.-
막내의 변비앞에서는 물, 불, 똥을 안가리고
이런 똥같은 경우를 봤나-.-
셋을 키웠으니, 공주님이나 나나 애들 똥구멍 들여다보고 애들이 밀어내는 한줄 변에 환호성을 올리고
울다 웃었던 적이 왜 없었을 까
하기스 기저귀 회사에서 나한테 감사패를 보내줘도 될 만큼 박스로 쓰던 기저귀
연년생 둘째 셋째는 먹는 것도 같았고, 시간도 같았기 때문에 볼일 보는 시간도 같아서
똥을 싸도 둘이 같은 시간이었다.
내가 얼마나 잘 거둬 멕였는지 애들이 집에서 먹고 똥을 하루에 세 번씩 쌀 때도 있어서
손에 똥 마를 날 없었는데
이제는 똥이 안나온단다. -.- 배신감 쩔어쩔어
다시 저녁이 되어 우리 뚜민이 전화
뚜민 "옴마, 아빠한테 왜 내 똥얘기를 해쪄"
나 "헐 그게 하면 안되는 얘기였나"
다시 공주님과 통화를 하면서 우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의 똥쟁이들은 이제 다 컸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은 컸으나
우리 둘 만 아직도 그들이 어린줄만 알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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