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살 때 샀던 텐트다.
어느 해 여름, 우리들은 저 텐트를 치고 평창의 흥정계곡을 시작으로 정동진을 찍고 설악산을 보고 돌아오는
묻지 마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코스를 정해놓고 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이 묻지마 여행이었고 남편은 그 여행을 즐거워했었다.
흥정계곡에서 텐트를 개시했고 강원도 어느 마을의 다리 밑에서 텐트를 또 쳤었다.
마지막 날에는 너무 지치고 씻고싶어서 설악산에 가서는 숙소에서 잠을 잤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라 텐트치고 자는 걸 좋아했었는데 커갈수록 쓸 일이 줄어, 옥상에서 한 번 쳐놓고 두 어번 잔 걸
마지막으로 텐트는 우리를 떠나갔다.
당근 마켓에 무료 나눔으로 올리자마자 팔려 나갔다.
작은 집에 걸리적거리는 물건은 어지간하면 두지 않으려고 했었으나,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크리스마스트리다.
2017년에는 은진이도 수민이도 모두 대학교에 합격했던 특별한 한 해였었기 때문에 겨울까지 들떴던 마음이
크리스마스트리까지 이어졌던 것 같다.
한 해 쓰고 모셔놨던 트리도 당근 마켓 무료 나눔으로 보냈다.
무료 나눔으로 설정해놨더니 알람음이 무려 다섯 명한테서 왔다.
선착순이라고 써놓지는 않았으나, 이럴 때는 선착순이 원칙이라 먼저 연락 왔던 여자분한테 나눠 드렸다.
언니가 가게를 하는데 겨울에 장식해 놓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커피 2잔을 사들고 와서 받아 가셨다.
어느 가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게 겨울에 대박나라!!!
돌봄 교실 특기적성 수업할 때 교실에서 교실로 악기 이동할 때 썼던 수레다.
어깨에 다 매고 다니기가 아파서 악기 운반용으로 썼던 수레인데, 이젠 필요 없으니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숨만 쉬어도 머리에서 땀이 주르륵 터지는 날씨에 아이스팩을 가방에 넣고 그동안 모아둔
건전지를 한 보따리 싸들고 주민센터까지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가서 주민센터 수거함에 넣고 왔다.
갱년기가 되고 나니 내 몸에서 나는 모든 땀은 두피에서 나는 것 같다.
땀의 유전이 터진 게 틀림없다.
터지라는 늦복은 안 터지고 땀복이 터졌다.
내 몸을 위해서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오전에 뒷산으로 산책 같은 등산을 다니기 시작한 지 일주일 넘었다.
산에 있는 운동기구 중에서 거꾸로 물구나무 서 듯이 하는 평행봉 같은 게 있는데
몸이 뒤로 넘어 가면서 커다란 새집이 보였다.
나무에 새 집이 크게 얹혀 있었다.
거꾸로 보면 보이는 것들이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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