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던 창고 정리
할까 말까 망설이는 건 하는 게 정답!!!
집안에서 안쓰고 버리지 못했던 물건들의 우리 집 종착역이 바로 창고
베란다라고는 두부 한쪽 만큼도 없는 오래 된 단독 주택에서 그나마 수납이란걸 대신해주느라
창고에는 어느날 부터 살림이 겁도 없이 쌓이고 있었다.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책들, 애들 앨범, 유치원때부터 가지고 있던 뭔가 기록으로 둬야 될 말 한 아이들의 작품
단독주택으로 이사오면서 하나 둘 사서 모아진 여러 공구들- 타일 자르는 공구까지 있다.
애정하고 사랑했었던 책들은 딱 두권만 남겨두고 모두 싹 완전히 버렸다.
법정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와 무소유 딱 두권만 앵글 책장안에 두고 나머지는 모두 가족의 앨범과 아이들 일기장뿐
남겨둔 책이 무소유라는 게 쫌 아이러니하지만 법정스님의 책 두 권만은 버리고 싶지 않았다.
창고정리하면서 아이들이 유치원 때 썼던 동시도 보고 상장도 꺼내 보게 되고
사진도 한 번 더 보게 되고 이걸 버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정리하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도 아이들의 작품같은걸 보게 되니 마음은 흔들렸지만
어차피 창고에 있는 동안 한 번도 꺼내서 본 적도 없으니 이후로도 마찬가지일거라 마음먹으니
정리는 쉬웠다.
일요일 반나절을 옥상에 붙어서 노예처럼 일을 하고 남편과 저녁은 옥상 파크 개장
옥상에서 저녁을 먹으니 캠핑 온 것 같은 신박한 기분
정리도 쌈빡하게 했고 하루 밥값은 충분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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