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토일기

"어디서나 똑같은 사람사는 세상"

by 나경sam 2018. 6. 15.
728x90
반응형



"어디서나 똑같은 사람 사는 세상"


5월 말에 그동안 배웠던 모든 단원을 정리하는 시험을 한 번 쳤고 오늘은 2차 테스트

1과부터 6과에 걸쳐 문법 한자 작문 청해 독해까지 참 골고루도 봤다.


수업 대신 아침부터 3교시 연속 시험을 보느라

어제는 시험 공부에 오늘은 시험보고 알바에

몸은 쉰인데 해내야 하는 일들은 스물이다.


무식하게 공부할 수 밖에 없는 나이라서

그동안 배운 전 과를 모두 본문을 써보고 중요한 문장을 번호를 매겨가면서 써봤더니 500개가 넘었다.


미쳤나봐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거야 진짜


오늘 시험을 보는데 시험지가 에이포 10장이었다.

한장 한장 넘겨가면서 답을 찾는것도 짜릿했고 공부한 보람이 있어서 오늘은 더 밥값한것같아 흐뭇하다.

물론 결과야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가 나한테 만족하는 그런 기분


2교시 한자 시험을 일찍 마치고 자습실에 들어가서 다음 시간 시험 공부를 하는데

우리반 "쵸상"도 자습실에 있었다.


"쵸상"은 일본에서 대학을 가야되는 케이스라서 주말에 대입을 위한 유학시험을 치러야 한다.

외국 학생들이 일본의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유학시험을 치러야 되는데

2차에 걸쳐서 시험을 본다.


우선 1차가 이번 일요일에 있는 시험이고 일본어부터 다른 과목에 걸쳐 시험을 보는데

그 시험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가 않아 "쵸상"은 이번주에 몸이 아파 결석도 하고

오늘 나왔는데 얼굴이 완전히 뒤집혀서 학교에 나왔다.

쵸상이 얼마나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지가 얼굴에 다 보였다.


주말에 시험이 있는 쵸상을 응원해주려고 아침에 간식을 사서 가지고 갔었다.

그걸 자습실에서 주면서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왔으니까 쵸상은 잘 해낼거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쵸상 얼굴이 울듯 말듯


스무살짜리 중국 여학생이지만 그런게 뭐가 중요하냐

뭣이 중헌디


그냥 얘랑 나랑 같은 반인게 중요하고 나는 얘랑은 라인에서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이니 친구맞다.

같은 반에서 공부를 해도 서로 끼리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고 나만 국적 불문하고 아무하고나

잘 지내는 편이다.

물론 그게 나의 매력이지만^^;;;


시험이 있으니 바빠서 머리를 못감았다고 타이완 동막골 촌 년 "진상"은 오늘 아침에 머리에 실삔을 꽂고 왔다.

찐상이 머리에 핀을 꽂으니까 껌 쫌 씹은 언니같아 보였다.


나 - "야 찐상 머리에 삐 꽂았냐 "

찐 - 머리를 안깜았슈"

나 - "그런대로 귀엽다 "가와이" 귀엽다

그랬더니 찐상이 머리 핀을 다시 뺐다.

나 - "야 다시 꽂아 "고와이" 무섭다.

 

3교시까지만 보는 시험이었지만 시험은 진짜 피곤하다.

그래도 일찍 끝나서 오늘은 늘 오던 길을 좀 바꿔서 "테라마치" 상점가를 걸어서 구경하면서 왔다.

 한시간만 이렇게 여유가 있어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


평소같으면 알바시간에 맞출려고 거의 뛰다시피 걷는 산죠 길을 느긋이 구경하면서 걸어서 집에 와서

점심까지 느긋하게 먹고 알바가서 하루를 보냈다.


오늘 하루 고생한 나를 위해서 오늘은 고기를 사고 가지도 사서 가지밥을 해 먹기로 하고

가지를 사러 동네 야채 가게에 갔는데 가지를 산 후에 보니까 사과 한개에 450앤이었다.

일본에 온 이후로 과일은 먹은 적이 없었다.

토마토와 바나나정도만 먹었지 사과도 그렇고 수박도 그렇고 과일값이 참 비쌌다.

가지를 산 후에 아저씨한테 물어봤다.


나 - "사과값이 너무 비싸것같아요"

신선야채 주인 - "가을이 되면 좀 싸지지만 일본은 과일값이 좀 비싼 편입니다"

나 - "사과가 먹고 싶은데 좀 비싸서 못사먹었어요"


그랬더니 아저씨가 갑자기 사과를 주면서 그걸 100엔에 사가라는거다.

물론 그 사과에는 뒷면에 살짝 검은 점이 있었지만 한 곳도 무른 곳이 없는 완벽한 사과였었는데

내가 가지값 계산하면서 하는 소리를 아저씨는 그냥 듣지 않고 사과를 100엔에 사가라니

후딱 사와버렸다.


집에 와서 고기 듬뿍 넣고 가지밥해서 먹고 후식으로 사과를 깎아 먹었다.


내일은 엄마랑 막내 여동생이 오는 즐거운 토요일


엄마랑 집에서 자는 건 아니지만 우리 엄마도 찐상 못지않은 "고와이"

밥먹고 청소를 박박했다.



우리 엄마는 일단 딸들 집에 오면 청소부터 해놓고 일정을 시작하는 사람이라

엄마가 일본까지 와서 청소하는거 보고 싶지않으면

오늘 치울수 밖에 없다.



엄마가 가지고 오는 김치며 반찬들이 지금부터 기다려진다.


우리 엄마 그걸 만들면서 얼마나 혼잣말을 했을 까


특히 나한테 보내는거는 대구 제주도 멀기도 멀었고 바다 건너 보냈었는데 이제는 교토까지 하하하



엄니 어서 오슈




'교토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토가 내 마음으로 들어왔다"  (0) 2018.06.21
"엄마도 오고 지진도 오고"  (0) 2018.06.19
"하루하루 밥 값하면서 살기"  (0) 2018.06.12
"아빠와 아들"  (0) 2018.06.08
"안 봤으면 몰랐을 것들"  (0) 2018.06.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