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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일기

"일요일이 간다"

by 나경sam 2018.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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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간다"


토요일은 여전히 스타벅스에 가서 공부하고 야외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 공연도 보고

나름 하루하루 괜찮게 보내고 있는 중이다.


(내 생각으로만)



아이들이 연주하는 걸 보니 우리 아이들이 생각나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봤다.

클라리넷 부는 아이가 있길 래 그 아이를 뜷어지게 보면서 딸 생각 잠깐했고

바이올린이 있었으면 또 봤겠지만 얘네 오케는 관악이라 날도 더운데 얘네 고생한다

엄마 마음으로 쳐다봤다.

남편이랑 나도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오케스트라 활동을 해서 많이도 쫓아다녔었다.

데리러 가야 하고 데려 와야하는 건 기본이고 대부분의 오케스트라 활동에서 부모들의 역할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의자 펴고 접고 악기 나르고 아이들 케어하고 아이들이 오케스트라 단원이면 부모는 준단원쯤 되는게 한국의 음악하는 아이들 현실이기때문에

무대에서 연주하는 아이들이 그냥 남으로 보이지 않았다.


집 가까운 곳에 이런 연주도 해주는 공간이 있어서 좋다.

집을 얻고 보니 지금 이 집의 위치가 여러모로 딱이다.

학교도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의 위치고 성당도 가깝고 관광지도 가까워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유명 관광지도 있고 (치온온마에,고타이지,기온,기요미즈데라)

물론 한국에서 였다면


스티커샵 이미지

"미쳤어 어떻게 거길 걸어서 가"했을 거리도 있지만

여기서 지내기 시작한 3주


"사람은 걸어서 어디든 갈 수 있다"


딸이랑 아들이랑 카톡하면서 공부도 하고 공연도 보고

그럭저럭 괜찮은 토요일을 보냈는데

오늘쯤 되고 보니 왜 이 동네 이름에 "白川 시라카와" 라는 지명이 많은지 알 것 같았다.


집 옆 개울이 깨끗하다.

물비린내가 조금 나기는 하지만 저 개울을 쭉 따라서 올라가다 보면 조그만 다리도 나오고 웨딩촬영하는걸 보기도 했다.


이 개울 옆으로 특색있게 생긴 커피숍,식당등이 군데군데 있는 데 그걸 보는 재미도 좀 있고

골목길이 주는 매력이 교토에는 있는 것 같다.


오래된 가옥을 커피숍으로 만들거나 식당으로 만든곳을 지나다니면서 제법 봤다.


교토에 있는 "블루보틀"라는 유명한 커피숍도 100년이 넘은 일본 古屋을 손봐서 다시 만들었다고 하던데 (아직 못가봤음)


일본스러운 건물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아마 교토의 이런 점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이유는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블루보틀 교토"


일요일은 성당다녀와서 알바 2일차 일을 하고 나오는데 공장장 "하마다상"님이 고용계약서를 설명해주면서

나더러 집에서 잘 읽어보고 싸인해오라고 했다.


간단한 것은 "하마다상"이 설명해줬고

(수습기간과 시급에 관한 부분은 직접 설명해주고)

나머지만 내가 읽고 싸인해가면 되는데

알바지만 계약서를 정확하게 써서 주는 걸 보니 믿음이 가고

교토 보로니아 만만세다.

하지만 돈 버는 일은 참으로 우리 엄니 전라도식 표현으로 "되다" - "힘들다는 뜻-

그래도 벌써 두번째 알바를 했고 근무기록 카드를 기계에 집어 넣으면 찌찌직 하고 소리가 나면서 카드가 들어가는데

그 소리도 듣기 좋다.

알바 마치고 다시 근무기록카드를 집어 넣으면 찌찌직 소리가 또 나는데 마치 그 소리가

은행에서 통장 정리할때 나는 소리 같아서 기분이 좋다.


"하하하 저건 앞으로 돈이 되는 소리다"


sticker Image


월급타면 하고 싶은게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근무기록카드 또로록 들어가는 소리가 4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 준다.



일요일 아침

성당가서 미사드리고

집에 와서 딸네미랑 카톡하면서 혼자 빵터져서 웃었다.


"엄마아~ 아빠가 상추 심고 싶어하는데 할머니가 아직 상추 심기는 이르다고 못심게했데"

"그래서-.-;;;"

"그래서 아빠가 할머니 감시를 피해서 상추 씨앗 사다가 심어놨어"

"모종은 티가 나니까 안돼서 씨앗으로 심었어"


우리 엄마 아직 안가시고 동생네 집에 계신데 하루에 한 번씩 우리집 와서 이것저것 살림살이를 봐주시니

남편은 자기 마음대로 화분 하나 움직이지를 못하는 지경이고

자기 집이 자기 집이 아닌 지경일것이다.


나도 시어머님이 이것저것 참견하시면 싫을텐데 남편이 우리 엄마 시집살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엄니가 블로그를 안보시니 천만다행이지 만일 보신다면 먼저 옥상으로 올라가서 남편이 뿌려놓은 상추씨를 확 파헤칠수도 있다.

(우리 엄니 한다면 한다)


"누가 상추씨 뿌리라고 했어"

sticker Image

내가 우리 엄니를 모르는 바가 아니니 

딸이 전한 말을 듣고

곧바로


"아빠한테 쓰미마셍이라고 전해줘라" 라고 했으니

24년 살면서 부부싸움을 해도 언제나 나의 완승이었는데 엄니땜에 졌슈

sticker Image

그래도 딸이 전해준 이야기는 혼자 걸을 때 픽픽 웃음이 나서

일요일의 비타민이 되어 주었다.


톰과 제리같은 장모와 사위


알바를 벌써 두번이나 했고 수업은 2주를 했고 집세를 낼 때도 돌아온다.


시간이 그만큼 갔다는 것이다.


이번주도 간바리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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