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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오만원"

by 나경sam 2018.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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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원"


둘째가 첫 렛슨을 다녀와서 한달분 렛슨비를 받았다면서

오만원을 엄마 용돈이라고 주었다.


남편은 그런법이 어딨냐며 나한테 이만오천원씩 나눠야 한다고

징징거렸지만

오만원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딸이 그러지말고 엄마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한다.


입시후에는 콩쿨에서 받은 상금으로 용돈 타서 쓰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살더니

이제는 돈을 벌기 시작했다.


돈쓰는 귀신들이라고 늘 말했는데

오늘은 돈을 벌러

       오케스트라의 파트선생으로 오늘부터 오빠따라 카톨릭 청소년 교향악단으로

출근을 했다.


뭐든지 오빠랑 함께 했던 아이라서

큰 애랑 둘째는 공감대의 교집합이 많다.

악기도 함께 배운 악기가 많고

활동한 교향악단도 겹치고

남매면서 이제는 같은 곳에서 파트 선생을 하게 된 걸 보니

지나간 시간들은 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려고 그랬었나보다 싶은 생각도 든다.


교중미사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우리 큰애한테 성당의 할머니가

항상 너무 잘듣고 있다면서 인사를 건네주셨다.

나도 모르는 할머니인데 내가 우리 아이랑 걸어가는 것을 보고 인사를 건네주신것이다.


나는 늘 우리 큰 애를 은근히 속썩이는 애물단지라고 말하는데

성당 사람들은 보물단지처럼 아이를 귀하게 여겨주신다.


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수원 카톨릭 청소년 교향악단 파트쌤으로

둘째가 오늘부터 나가느라

예전부터 바이올린 파트의 선생님으로 일했던 큰애와 나란히 나가는 뒷모습이

마음이 뿌듯했다.


춘천에 살 때는 강원도 청소년교향악단 단원으로 둘이 활동을 했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과 2학년일때 활동을 했을 때라 둘째는 여름에 음악캠프를 갔을 때

집에 오고 싶고 엄마가 보고 싶다면서 전화해서 울고 난리를 쳐서 춘천에서 강릉 음악 캠프하는곳까지

밤에 간적도 있었다.


이제는 어디가서 한 밤을 자도 더이상 엄마보고 싶다고 울지도 않고

한밤중에 달려갈 일도 없게 되었다.


달려갈 일이 더 없게 되고 나니

나이가 이렇게나 먹어 버렸네


그래도

둘이서 연습후에 함께 나란히 들어오는 모습은 나이와 바꾼 보람이

충분히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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