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겨울 깜빵 생활"
꼭 필요한 일이 아니고는 절대 집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는 겨울 생활
주요 일과는 월 수 금 일본어 학원 나가는 일과
어깨 치료를 위해서 통증 의학과 다니는 일
작은 집에서서 집과 하나가 된 물아일체의 신비를 경험하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작은 애 입시 하나 빠졌을 뿐인데
알고보니 그게 내 생활의 거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정도로 비중이 큰 일이었음을
입시를 끝내고 보니 알겠어서
새삼 아 ! 그게 정말 힘든 일이었구나를
혼자서 구관조처럼 지껄이고 있기도 한다.
작은 쇼파 위 항상 내가 앉는 자리에 전기 장판을 깔아 놓고
그 앞에는 작은 온풍기를 놓고 한국식 코타츠를 만들었다.
전기 방석을 깔고 그 앞에 놓은 온풍기를 틀어놓고 이 속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나는 움직일 수 가 없었다.
그대로 갇힌 자가 되어
절대로 어지간한 일에는 움직임이 없이
도를 닦고 앉아 있으니
화장실도 가기 싫어질 정도로
빠져 나갈 수없는 꿀자리 되시겠다.
누군가 일어서서 움직이는 걸 보면 모든걸 그사람에게 시키고
바닥과 한몸이 되어서 뗄래야 뗄수없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니
이 또한 겨울에만 경험할 수 있는 특이한 체험되시겠다.
그래도 바쁜 인간들은 늘 있어
큰애도 나가고 둘째도 나가고 남편도 탁구가방 둘러메고 나가고
혼자만 남아 이 자리에서 오고가는 사람들 배웅만 했지만
아마 그들이 돌아올 때가 언젤지 몰라도
나는 저녁때까지 같은 자리에 앉아 있는 무서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아마 내가 그토록 바랐던 일들은
지금 이런 일들이 아니었을까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들을 쌓아놓고 읽으며
그다지 춥지 않은 토요일 오후
감빵생활을 즐기고 있는
소소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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