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프리미엄 아울렛1 광복절 전 날 삼시 세끼 오이가 하마터면 곱게 늙을 뻔 했으나, 남편놈 눈에 들켜서 우리 입으로 들어왔다. 남편놈이라 함은 순전히 전지적 오이 시점에서 말 한 거고, 내 감정은 아니다. 내가 오이였으면 그렇게 말했을것이다. 화분뒤로 늘어져서 몸을 숨기고 길쭉했던 다른 오이들과 달리 배 나온 스모선수들처럼 몸집을 불려가며 색깔도 늙은 오이들처럼 변해갈려고 하는 참이었다. 남편이 따 온 오이를 보고 내가 그랬다. "곱게 늙기도 어렵네" 화분 뒷 쪽으로 늘어져 있어서 낮은 포복으로 몸을 숨기고 있었기 때문에 꼼꼼한 남편 눈이 아니었더라면 그냥 그렇게 늙어갔을지도 모른다. 가지에 달린 것만 오인줄 아는 내 눈에는 절대로 들킬 일이 없는 위치였으나, 옥상에 가면 텃밭 주변을 샅샅이 금광처럼 살피는 남편 눈은 피할 수 없었을테니 "오이야,.. 2021. 8. 16.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