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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폐막미사

by 나경sam 2023.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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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음악축제 폐막미사 리허설

사는 것도 그렇고 모든 일에도 순서라는게 있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수원교구 설정 60주년 성음악 축제가 오늘 폐막 미사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본당에서도 참여하느라 연습이 힘들었고, 수가합에서는 마지막 폐막미사에 참여해야 돼서 연습이 빡셌다. 하지만 합창은 즐거웠고 월요일 두 시간 연습 시간이 나에게는 보상의 시간이었다.

 

엄마, 나한테 노래를 가르쳐주지 그랬어. 진심으로 가끔씩 그런 마음이 욱 하고 올라왔었다.

그랬더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잘 불렀을텐데. 나도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곡 아뉴스데이 소프라노 솔로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하지만 지금도 만족스럽다. 빠지지 않고 나가는 월요일 두시간 수가합 연습만으로도 목이 많이 트인 것 같다.

 

교감선생님한테 합창 리허설 때문에 30분 일찍 조퇴하겠다고 상신 올렸더니 '합창 잘 하고 오세요' 상냥하게

답이 왔다.

나 : 넵넵넵, 아아아 (목 푸는 중) . 감사합니다. 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 여자는 정말 이상한 여자구나. 했을거다. 우리 교감.


남편이 화요일까지 연가를 내서 우리는 그를 완벽하게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딸들은 나가고 들어 오고의 모든 과정을 남편이 데려다 주고 있고 나도 마찬가지.

기사데리고 사는 아줌마처럼

갑시다. 아저씨. 올 때 보리차 사다 물 끓여 놓으세요. 화장실 닦아 주세요.

아랫집 수리하러 사람 올 거니까, 대기하고 있다가 응대하세요.

도시가스 점검 나오니까 그것도 부탁해요.

남편 : 넵넵넵. (굽신굽신)

남편은 나에게 뭔가 큰 빚지고 결혼한게 틀림없스무니다. 하하하.

금요일 저녁 남편과 딸을 데리러 나가서 멀리서 걸어 오는 남편을 찍었다. 저 때가 봄날이었지 하하하

집에 온 이후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으니, 오늘은 인간적으로 좀 미안해서 십만원을 줬다.

더 열심히 일 하라고. 하하하


주말에 광교 갤러리아로 장 보러 가면서 길의 풍경이 예뻐서 찍었다.

은진이가 렛슨하는 아이의 부모가 연주회 티켓을 준 감사 인사로 갤러리아 상품권을 줬고 그게 내 손에.

그렇습니다. 인생의 순환법칙이지요.

광교가는 길에 가로수가 예뻐서 찍은 사진

인계동 갤러리아가 없어진 줄도 모르는 나는 바보였나봅니다.

수원의 풍경이라고는 수원역 주변과 화서동, 그리고 일 하는 곳 주변 밖에 모르는 은근 집순이인 나에게 광교는 핫플레이스

여기가 안 가본 뉴욕인가. 버스 정류장에서 미쿡인 흑인 오빠랑 우리나라 여자애랑 물고 빨고 어머나 세상에 

아줌마, 아저씨 깜짝 놀란다. 얘들아. 살살 해라. 

그 와중에 남편은 쟤는 왜 흑인이랑 저런다냐 한 마디 하길래 "여보. 그거 인종 차별이야" 따끔하게 말 해주고

우리는 세일 고기를 가방 안에 담아 광교 갤러리아를 떠났습니다.

 

화서동은 차이니즈 생활권, 베트남 생활권 같은데, 화서동 걸어 다니면 중국 사람 왜 이렇게 많냐.

광교는 어머나, 다른 동네였어. 디올 매장에 입장 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번 주 로또 되면 저기서 줄 서야지 했는데, 5,000원 됐다고 줄은 못 서지. 아아. 다음에 (마타 콘도^^)

 

상품권 사용으로 생활비 줄인 건 좋았지만, 다음 번 상품권은 그래요. 네 맞습니다. 이마트 상품권이 진리라고 봅니다.

화서인에게 광교 갤러리아 상품권은 힘들어요. 버스 두 번 타야 되거든요.


어제는 폐막미사 리허설로 남편은 또 바빴다.

애들이랑 나를 태우고 오전동 성당 가서 지하 주차장에서 세 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태우고 돌아오는 극한의 기다림.

연습하는 걸 들었는지 "잘 하더라, 알렐루야. 팀파니 들어가니까 좋더라. 멋있더라"

음악하는 애들, 합창 하는 아내 둔 덕분인지, 탓인지. 이제 남편은 팀파니와 큰 북을 완벽하게 구분하는 뭘 좀 아는 사람이 됐고, 기다림의 인내심은 깊어졌다.

 

이또한 끝이 있겠지. 힘내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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