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간 줄 알았다.
물론 나 혼자서만;;;
딸이랑 하루 잘 호텔을 호텔스컴바인에서 찾고 후기까지 살펴본 후에 198,000원 짜리
슈페리어 트윈룸을 90,000원에 예약한 것 까지는 참 좋았다.
이동거리를 생각하거나 가격을 생각해도 가성비가 모든 면에서 훌륭했으니 나름 잘했다 생각하고
서울로 가는 길
하지만 정작 중요한 수험표를 두고 그냥 왔다.
밤 늦게 근처 PC방에 가서 부랴부랴 유웨이 들어가서 수험표 다시 출력하고
하룻 밤 무사히 잔 후 서초로 가서 반주 선생님 만나 가볍게 입 좀 풀고 시험 볼 학교로 가려고 했는데
내가 딸을 연습실에 내려주고는 차 트렁크에서 물건을 꺼낸다고 움직이다 차 키를 트렁크에 떨구었다.
비극은 그때부터 제대로였다.
차키를 꺼내지도 않고 트렁크를 닫았고
차 문은 닫혀있어서 트렁크를 다시 열 수도 없었고 갑자기 손발없는 눈사람 된 것처럼
멍하니 서초동 골목길에서 울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시험 보러 갈 딸은 엄마 상황 알고도 웃으면서 괜찮으니까 엄마는 일 다 처리하고 시험 보는 학교로
데리러만 오라고 하니 딸이 오히려 어른스럽게 느껴졌다.
보험회사 긴급출동 불러서 이리저리 처리한 후 시험장으로 가니 시험보고 나오는 아이들
기다리는 부모들
자기 차례가 오니 악기 가방 메고 어디선가 우르르 나오는 아이들
작년과 다르지 않은 풍경이었으나 달라진게 있다면
하나 !!!
바로 내마음이다.
뭐랄까 작년에는 유달리 조마조마했었던것같다.
올해도 똑같이 입시를 치르고는 있지만 조금은 담담하게 이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
모든것이 끝날 때 까지 담담히 지켜보고 기도하면서 시간을 보내리라 마음을 잡는다.
다행히 자기 실력만큼은 시험을 치르고 나온 딸이 대견스럽고 고마워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장을 나왔다.
작년에는 얼떨결에 주고 나온 주차 요금 9000원을 올해는 수험표를 보여주고 그냥 나오는 여유까지
길다고 느껴졌던 그 일년도 이렇게 금방이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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