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모시로이우쿨렐레

"혜화동"

by 나경sam 2017. 10. 16.
728x90
반응형


응답하라 "혜화동"


내게 혜화동은 우리동네 "삼학동"

군산시 삼학동이다.


막내 남동생 여동생이 전봇대를 붙들고 "아방구"를 하던 곳

자전거를 타던 곳

 응답하라에서처럼 어린것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던 곳

그 골목이 삼학동 우리 집 앞이었다. 


도로포장이 안되어있던 곳이 나중에 시멘트 길이 되고

집 옆 "개성상회"가 나중에 "신태양슈퍼"가 된 곳

집 바로 앞에 칼만드는 공장이 있어 쇠 날을 가느라 시끄러운 소리가 났어도

동네 사람들이 이해하고 넘어가던곳

그러다가 나중에는 공장이 이사를 갔지만


그때는 민원이란게 없었는지

고등학생인 나도 무척 시끄러웠던 그 소리를 아줌마들은

동네 사람인데 당연하다는듯

소음까지 끌어안고 살았던 동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불켜놓고 잠이라도 자면 뒷집 아줌마가 우리 엄마한테 "그집 딸 어젯밤에 늦게까지 공부하더라는" 말을 하던

그럼 우리 엄마 "그 지지배 또 불켜놓고 잤다고" 대꾸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하던 뒷집남자애 연세대를 갔고 우리 엄마 말에 의하면 그 아줌마 자부심이 대단하여

아들 연세대 보내놓고 목이 기브스를 했다나 어쨌다나


그런데 세월이 삼십년 흐른 지금

연세대 나온 아들이 아직 장가도 못갔다면서 그때 너무 자랑을 하는게 아니었다고 몇번을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


동네 단골 신태양슈퍼에서 물건을 비싸게 판다고 아줌마들이 단체로

슈퍼 아줌마 눈을 피헤 전단지를 들고 다른 동네로 원정 장보기를 갔다가

우리집은 슈퍼 가기 전 길 옆이라 엄마는 물건을 들고 아줌마 눈길을 피해 대문으로 안전하게 골인했지만

그 뒷집 아줌마는 어쩔수 없이 슈퍼 앞을 지나야 해서

그걸 피하느라 우리집 뒷 담으로 월담을 하시다가

팔이 부러졌다는

엄마는 심각하게 말하고 나는 웃겨 죽을 뻔 했던 "이게 실화냐" 에 버금가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 동네


우리집은

1971년도에 지어진 옛집을

1990년에 연탄 보일러를 없애고 기름 보일러를 들이며 내부수리만 했고

2005년에 아주 부수고 새 집을 지었다.


그바람에 아주 작은 마당에 있던 감나무 두그루도 없어지고

그 자리는 방이 되어 엄마의 자개장롱이 감나무 두그루 자리 밀어내고 앉아있다.


동네는 느리게 크는 선인장처럼 그래도 조금씩은 달라져갔다.

붙박이같던 집들이 조금씩은 겉모습이 달라져가고

그 안에 사는 사람들도 누구네 딸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도 그중에 한 명이고

내가 낳은 큰 애를 온 동네 사람들이 이름을 아는 동네

그게 바로 우리 동네


고만고만하던 사람들이 살던 우리 동네에도

갑자기 멋진 집이 지어졌다.

나무가 많아 운치가 있던 군산대학교 교수님 집이었던 자리에

노출콘크리트로 멋진 집이 한 채 지어져 있었다.


자주 가는 친정이 아니라

변화는 새롭다.


노출콘크리트 공법이라는게 어른들 눈으로 보면 딱 마감이 안된 집이라

우리 동네하고는 어울리지 않는다 느끼긴 했는데 ( 판교에 있어야 될 집이었는데 -.- )

ㅋㅋㅋ 우리 엄마를 비롯한 아줌마들이 집주인한테 집을 왜 짓다 말았냐고 물어봤더니

(아이고 엄니 -.- 참지 그러셨슈)

새로 이사 올 여자(우리 엄마의 표현)가 "이 동네 수준 떨어진다고" 했다면서

"저는 얼마나 수준이 있느냐며" 유치한 감정을 드러내던

우리 엄마가 참 "하하하"다.


아줌마들끼리 제주도 한 번 가겠다고 계를 부었다가 아픈 사람이 많아져 못갈것같아

엄마 표현에 의하면 "계를 빠갰다" 를 전해듣고는

내가 알던 그 아줌마들

다 늙어버린것같아

쫌 마음이 아니 많이 서글픈


우리동네









'오모시로이우쿨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혜화동2"  (0) 2017.10.22
"걱정말아요 그대"  (0) 2017.10.20
"오락실"  (0) 2017.10.15
"속아도 꿈결" 가을방학  (0) 2017.10.14
"플라이 투 더 문"  (0) 2017.10.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