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식당

"인생 육개장"

by 나경sam 2019. 9. 9.
728x90
반응형



"인생 육개장"


파란만장 구구절절 일주일을 보내고 남편과 밥 한끼 제대로 먹을 수 있게 아이들과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게

내가 고른 메뉴는 "육개장"이다.

보통 명절 때 엄마가 준 고사리 나물이나 토란나물을 처치하느라 끓이는 우리집 메뉴였지만

태풍 끝 쌀쌀해진 날씨에 저절로 생각이 나는 육개장이라

화서시장에 가서 한우 양지로 딱 한 근만 사서 원래는 고사리랑 토란 삶아 놓은 것도 살 까 했었지만

그냥 숙주와 대파만 샀다.


1. 먼저 양지를 삼등분해서 핏물을 뺀 후 고기가 잠기게 넣고 푹푹 삶았다.




2. 고기가 젓가락 찔러서 푹 들어가게 삶아 졌을 때 고기를 건져서 식혀두고 소고기 양지가 푹 우러난 국물에 숙주와 대파를 데쳤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끓이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내가 맛을 내는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다.

양지 우린 육수에 깨끗이 씻은 숙주와 대파를 데쳐내면 이미 우러난 양지 육수에 채소 데친 육수가 합쳐져서 뭐랄까 풍미가 생겨나는 것 같다.



3. 데쳐 낸 숙주와 대파를 함께 건져내서 고춧가루 들기름 황여사표 조선간장 다진 마늘을 넣고 나물 무치듯 준비




4.식혀 놓은 고기를 결대로 찟는게 정석이지만 그냥 칼로 썰어서 무쳐놓은 나물이랑 함께 다시 살살 무쳐준다.





5. 양지 육수에 4번의 건더기(고기+숙주+대파) 몽땅 넣고 끓인다.


굵은 소금 살짝 후춧가루 조금 넣고 간을 맞췄다.

내가 그동안 끓였던 육개장 중에 가장 담백하고 맛있는 육개장이 완성되었다.

고사리나 삶은 토란이 들어가지 않으니 오히려 틉틉한 맛이 없이 오히려 맑은 육개장이 되어서 육개장에는 고사리가 꼭 없어도 될 것 같다.


일요일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온 은진이와 승범이를 기다렸다가 우리 막내만 없이 넷이 먹은 저녁 밥상

수미나 미안-.-

옥상에서 따 온 가지나물에 생협에서 사온 총각 김치와 내가 끓인 육개장






공주 가는 남편에게 저걸 한 그릇 싸주면서 오만원에 팔았다.


육개장 한 그릇에 일주일이 보상받는 느낌


음식은 그렇게 중요한거다.




'고식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단 밥상  (0) 2020.05.29
망한 얼갈이 김치 심폐소생 청국장  (0) 2020.05.28
"리코타 치즈"  (0) 2019.08.19
"새우 알리오올리오"  (0) 2019.08.11
"옥상 텃밭을 탈탈 털어서 토요일 아침과 점심"  (0) 2019.07.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