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건국대에서 2시 강연 있는 걸 늦어서 못 가게 되고 (주교님 방문 미사로 모든 미사 통상문이 성창으로 진행-우리도 응답을 성창으로 응답했으니 하염없이 길어지는 미사, 인내의 1시간은 진작 지나갔고, 이미 뛰어가서 서울 가는 광역 버스를 타도 건대 강연에는 못 가게 되는 상황)
영성체 후 성당에서 1빠로 밖에 나오니 건너편에서 양산과 물을 들고 기다리고 남편. 그렇다. 저 인간은 언제나 나를 저런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었구나.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고 그것을 들고 기다리고 있던 사람. 그 자가 바로 남편이다.

원래 가려고 했던 강의는 '효라클 주식 강의' 이제는 사팔사팔하지 말고 제대로 투자하는 법을 배우자 해서 무료 강연 신청한 건데 어쨌든 못 가게 되었고 그럼 우리 고터나 가면 되지 뭐, 내가 좋아하는 고속 터미널. 날은 더워도 갔습니다.
여름 옷 세벌 삼만 칠천원에 사고 고속터미널 파미에스테이션 2층 '무월식탁'에서 점심. 파미에스테이션 지도 보며 찾아 간 무월식탁

지도보면서 찾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수원쥐이기 때문, 하지만 밥은 맛있게 먹고 영수증리뷰까지 써서 방금 튀겨낸 새우 고로켓을 먹었으니 그런 건 또 서울쥐스러운 면이 있기 때문이지.

벌교 꼬막정식과 불고기 1인 정식 먹고 영수증 리뷰 후 새우 고로켓까지 먹으니 점심으로 딱.
나 "당신이랑 고터를 하도 다녀서 나중에 당신 죽으면 나는 고터 올 일 있으면 어딘가에서 울고 있을지 몰라"
남편 "나는, 아마... 못 올거야"
남편이 가끔 감동적인 말을 할 때가 있는데 고터에서 입이 터졌다. 감동 점수 획득.
남의 집에서는 밥솥이 다시 리셋되도록 밥솥의 밥이 방치된다던데 우리집에서는 밥솥이 가장 일을 많이 하는 가전제품이라
김치도 사먹다 이제는 어쩔수없이 만들어야 되는 지경에 이르러서 토요일에는 열무와 얼갈이로 김치 비슷하게 흉내내고 결국 담궜습니다.


둘이 어지간하면 붙어 있으니 대화도 다양합니다.
나 "요즘 애들은 이혼 사유도 다양하더라. 남편이 육아 안 도와주고 시댁가서 혼자 밥 먹고 다녔는데 부인은 쌍둥이 독박육아로 영양실조 걸려서 배신감 쩔어서 이혼하는 젊은 부부도 있대"
남편 "그렇구나. 우리 어머니도 아마 이혼 사유에 몇 번은 걸렸을텐데 시대를 잘 타고 나신거네"
남편의 바른 말 점수 획득, 늘 생각하지만 1964년 놈들 중에서는 트인 머리를 가지고 있으니 힘들어도 김치도 잘 담궈주고 밥도 잘 차려줄랍니다. 김치통에 하나 있는 김치는 아마 대부분 남편이 먹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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