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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인생은 선택!

by 나경sam 2026.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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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결기였다. 32년 살았다. 결기 때마다 남편은 나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나는 싹 씻는다.

떴는지 안 떴는지 구별이 잘 가지 않는 눈으로 나에게 눈 뜨자마자 "결혼기념일 축하한다"라고 인사를 했다.

결혼할 때부터 눈은 작았다. 새삼스럽지도 않은 가오... 눈은 시간이 갈수록 작아질 수밖에 없지만 남편의 작은 눈이 이제는 익숙하다.

 

30년 넘게 살아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사람이 남편이다. 해다마 조금씩 작아지는 남편의 눈을 보면서 우리는 살 것이다.

요즘 집을 고치면서 서로 의견을 많이 내고 조율해가고 있다. 인테리어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어서 색깔을 고르고 분위기를 잡는 것은 내가 하지만 세세한 부분, 조명 같은 거, 콘센트 위치 같은 부분은 남편이 이야기하면서 집을 만들어 가고 있다.

즐겁다.

 

안방이 크지 않지만 가벽을 세워서 한쪽은 시스템옷장을 집어넣고 한쪽은 침실로 쓰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작년 생일선물로 받은 아이패드가 이번에 인테리어 작업하는데 편리하다. 사진을 불러서 직접 메모해 가면서 인테리어 실장과 이야기를 하니 전달하기가 편하다. 조명이 부족해서 어두울 수 있는 부분을 환하게 하고 싶다고 전달했다.

 

나: 안방 조명은 환하게 하고 싶어요. 남편이 바느질을 좋아해서 환하게 할게요.

 

안방

 

안방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집니다.


욕실

철거할 수 있는 타일은 다 뜯어내고 제대로 붙어 있는 타일은 덧방으로 바닥은 욕조를 뜯어내고 방수를 새로 했다.

욕조 있는 집에서 살 때는 통 안에 들어가서 목욕할 시간도 없이 살았는데 이제는 주말에는 느긋하게 통 안에 들어가서 좋아하는 입욕제를 풀어놓고 쉼을 갖고 싶다. 

 

금요일에 타일집에 가서 주타일을 고르고 도기도 골랐다. 아메리칸스탠더드 원형 탑볼 세면대를 골랐는데 후기를 보니 실용적이지 않다는 피드백이 많았지만 그냥 질렀다. 내가 이때 아님 언제 저거 써보겠나. 청소 열심히 하면 되지. 살던 집처럼 고칠 거면 인테리어를 뭐 하려 하냐. 그런 마음으로 질렀는데 나도 궁금해진다. 앞으로 어떤 마음이 들지...


주방 확장부

 

싱크대도 최소한의 것만 설치하는 걸로 했다. 상부장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수납을 잘하지 않으면 이 부분도 스스로 만들어 놓은 함정에 빠지는 장치가 될 수 있지만... 이미 결정은 끝났다. 최소한의 간단한 삶을 살고 싶다. 이 아줌마처럼. 이나가키 에미코

 

나는 그래도 애들이 셋에 남편도 있으니 이나가키 에미코처럼 완전히 덜어내는 생활을 할 수 없겠지만 이나가키 에미코의 존재를 아는 한 저 여자를 떠올리며 노력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새 집에서 살 가구와 가전을 새로 산 나, 사는 기쁨도 있었으니 어떻게 집이 바뀔지 나도 궁금합니다.

모두가 티비를 두는 공간을 우리 집은 비워두기로 했으니 그곳에 그랜마모지스 할머니 그림을 걸고 싶고 지금까지 가져 본 티브이 중에서 가장 좋은 새로 산 티브이로 일드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는 오타쿠의 삶을 시작할 겁니다.

당근에서 샀던 삼만원 티브이는 시원하게 가전제품 무상 수거 센터에 보내겠습니다. 바이바이.

 

오늘부터는 목공작업 마무리일까 싶네요. 퇴근 후 공사판인 집에 들르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눈은 작지만 예리하게 공사과정을 잡아내는 작은 눈의 남편과 함께 우리의 퇴근은 공사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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