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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마쓰야마 2일 차

by 나경sam 2024.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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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만보를 걸었다. 택시도 타고 트램도 탔지만 역시 여행과 걷는 일은 짝꿍일 수 밖에 없다.
오카이도 상점가는 하루가 지나니 동네처럼 눈에 익숙해졌고 우리집 여긴가봐 라는 것 같은 익숙함이 생겼는데
 
그런 일이 생긴 거다.


보통 2일차에는 우치코-이요오즈-시모나다 코스로 여행 계획 짜서 움직이는 것 같아 나도 그렇게 세우기는 했지만 멍 때리고 일몰 보는 로망따위는 없었기 때문에 시모나다는 생략할까 싶다라고 했었습니다.
우치코와 이요오즈까지만 보고 마쓰야마로 돌아와야지했었는데 나경투어 패키지 아침부터 흔들렸으니
문제는 바로 이것이 시작이었네요.

이요오즈가는 시간표(오카이도 미츠코시백화점 앞)

 
오카이도 미츠코시 백화점 앞에서 이요오즈가는 버스를 탔는데  문제는 우리가 탔던 9시 39분 버스는 목적지를 쓩하고 지나가버리는 특급버스였다는거!!  목적지인 "가류산장"에 가려면 7시 39분 급행을 타거나 아니면 11시 9분 급행을 타야 되는데 우리는 그 놈들의 딱 가운데에 끼어있던 9시 39분 특급을 탔다 이 말입니다.
 
그걸 어떻게 알았나고요. 함께 버스에 탔던 니혼진 여자분이 버스 탑승 직전 알려주셨네요.
"저 버스가 맞겠지"하는 흔들리는 내 눈빛을 니혼진이 읽은 거고 다행히 그 분은 친절함이 검은 띠였으니  버스 기사와 함께 이미 출발해버린 우리 가족의 특급 버스 잘못탐 사건을 해결해주려고 아주 바쁘셨다는거 아닙니까

 
나: 여보 이버스는 특급이라 오즈 혼 마치에 안 서고 지나간대
남편: 괜찮아. 잘 해결될거야. 당신 놀랬으니까 내가 50만원 줄게.  (토닥토닥)
아니 이런 잘 생긴 캉코쿠진 남편을 봤나. 50만원 준다니까 갑자기 당신이 정우성으로 뵌다.


결국 남편에게 50만원 받기로 하고, 친절 검은띠 니혼진 여자분에게서는 해결 방법을 받았으니 "오즈 인터체인지 하자-오즈 메쎄 정류장에서 오즈 혼마치 가는 순환버스 승차- 오즈 혼마치 하차' 가 해결 솔루션.
그래서 우리는 시골 인터체인지에서 내리고 잠시 걷고 다시 버스 타고 무사히 가류산장까지 갔다는거 아닙니까
 
버스에서는 마음이 그렇게 쫄리더니 막상 시골길에서 내려서 다시 버스 타러 갈 때는 엄마, 이것도 재밌다 그러는 아이들과 걱정말라고 이런게 우리끼리 여행하는 재미라고 해 주는 남편이 있어 특급버스 잘못 탐 에피소드는 특급으로 풀렸습니다.


오즈 혼마치에서 내려 점심먹으러 들린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시는 동네 음식점에서 친절 검정띠 1단 식당을 또 만났으니^^
할아버지가 요리사고 할머니는 서빙을 하시는 동네 음식점, 할머니가 영업을 알리는 노렌(가게 문 앞 커튼 같은 거)을 거는 걸 보고 우리는 1빠로 들어가서 히가와리 정식(그날 그날 할아버지 마음대로 메뉴가 바뀌는 식단)을 먹었습니다.
 
다다미가 깔린 정갈한 방에서 할아버지 마음대로 플렉스 히가와리 정식을 3분의 1쯤 먹으면서 "된장국 나오냐 안 나오냐 이게 끝인가"할 때 할머니가 뚝배기 나베 우동을 네 그릇 갖다 주셨고, 밥 다 먹고 "이게 끝인가봐, 아냐 엄마 커피도 준다고 돼 있는데, 안주나봐" 가족 회의 하고 있을 때 "커피도 있어요" 하고 할머니가 커피 쟁반을 주셨다.

오즈 혼마치 버스 정류장에 있는 "요네사와" 동네 음식점

 
요리사 할아버지 마음대로 플렉스 히가와리 정식이 1인 1,000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이 뚝배기 우동보다 더 따뜻하게 전해지는 식당, 저는 별을 다섯개 고슐랭 식당 등극


목적지인 "가류 산장"은 에도시대 말기까지 번주들이 유상소유지였으나 무역으로 돈을 번 이요오즈의 무역상 코우치 토라지로가 10년동안 거금을 들여 리모델링을 해 놓고 2년밖에는 못 살았다는 곳이다.

가류산장을 플렉스 한 여자, 누워있네요.

 
역대 영주들의 사유지였고 무역상 부자 아저씨가 자기가 살려고 10년동안 거금을 들여 리모델링했다는 가류산장에서 뒹굴거리면서 누워있는 캉코쿠징이 보입니다. 네 네 맞습니다. 딸입니다. 자기 방에서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이 저러고 있다니!!
 
가류산장 주인이었던 엄청난 부자 코우치 토라지로 아저씨도 저렇게 편하게 누워 있지는 못 했을겁니다.
우리 딸이 주인같네요.
한시간 정도 산장에서 놀다가 다시 오즈혼마치로 버스 타러 내려가면서 "스즈메의 문단속" 쇼타 의자에서 사진찍고 놀다가 우리는 방송국 인터뷰도 했습니다.
 
여자 아나운서: 인터뷰 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나: 네, 물론이죠.
 
마쓰야마에 어떻게 오게 됐냐, 오신 소감은 어떠. 아나운서가 질문을 하나 하면 우리 가족은 넷이라 대답도 네 번.아나운서보다 내가 말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다음 주 화요일 방송 예정이라는데 우리는 비쥬얼 가족이니 편집되지 않고 나올거예요. 남편이 정우성인데 암요. 짤리지 않을겁니다. 
 
여자 아나운서도 칭찬이 검정띠였으니 일본어 잘 한다고 특급 칭찬을 해주고 인터뷰를 마쳤다.


아침에 급행을 못 타고 특급을 탔더니 하루 종일 특급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확인 할 수는 없지만 일본 방송에도 나올 가능성도 생기고 은근히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하루에 한 번 짱구력 갬성 사진 한 장은 찍어줘야 여행 온 거쥬

마츠야마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면서 이요오즈역에서 짱구 사진


미츠코시 백화점 지하 슈퍼에서 산 것들과 오카이도 상점가에서 산 킨타로 타코야끼가 우리들의 저녁밥

킨타로의 타코야끼. 알 크기가 그동안 먹어본 타코야끼중 최고였습니다.

 
토요일 돌아가는 아들과 딸은 집으로 오늘 보내버리고 오늘부터는 남편과 동네 사람처럼 지내기^^
그게 진짜 여행이죠. 여행 2일차의 계획표는 3분의 2는 날라가고 하나만 했지만 아마 마쓰아먀가 다시 오고 싶어진다면 어제처럼 계획표대로 했던 첫 날같았던 일정때문이 아니라 뭔가 마음대로 안되는듯했지만 재미는 더 있었던 2일차 때문일겁니다.
 
그런게 여행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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